SK텔레콤(대표이사 사장 박정호)은 올해 말까지 와이브로 서비스를 종료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를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SK텔레콤 와이브로 가입자 수는 1만7000명 수준이다.
와이브로는 지난 2006년 상용화된 이래 전국 주요 도심을 중심으로 고속·대용량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정부와 업계의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이해관계로 인한 글로벌 확장의 어려움 ▲LTE-A, 5G 등 기술 진화와 대체 서비스의 급격한 성장 ▲단말/장비의 생산중단 및 서비스 가입자 하락으로 인한 사업환경 악화 등으로 더이상 서비스를 진행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SK텔레콤은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에 앞서 기존 가입자가 불편 없이 데이터 통신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LTE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기존 가입자가 LTE 전환 시 ‘T포켓파이’ 단말을 무료 증정한다. 또한 기존 대비 추가 요금 부담 없이 T포켓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 보호 요금제를 신설, 가입 시점부터 2년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기존 가입자가 LTE전환 또는 서비스 해지 시 기존 위약금과 단말 잔여 할부금을 전부 면제할 방침이다.
SK텔레콤 양맹석 MNO사업지원그룹장은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 과정에서 기존 가입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고객 안내, LTE 전환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가 다가올 5G 시대에 차별화된 통신 서비스를 선보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에 앞서 KT도 이미 연내 와이브로 종료 계획을 발표했다. KT는 삼성전자와 함께 와이브로 산파 역할을 한 기업이다. SK텔레콤보다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며 와이브로 초기 시장을 주도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SK텔레콤과 KT가 연내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를 추진하는 것은 와이브로 주파수 이용기간이 내년 3월까지이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수준이라면 주파수를 재할당 받기 어렵다. 하지만 LTE에 이어 대규모 5G 투자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와이브로를 이어갈 명분도, 효용성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SK텔레콤과 KT는 와이브로 서비스 중단을 위해 LTE 전환 프로모션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한편, 2012년 KT와 SK텔레콤이 2.3GHz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으며 낸 대가는 각각 193억원(30MHz폭), 173억원(27MHz폭)이었다. SK텔레콤은 비슷한 대역인 2.6GHz 주파수 40MHz를 확보하는데 무려 9500억원을 지불했다. 효율성을 감안하면 2.3GHz는 그야말로 헐 값 대우를 받은 셈이다. 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주파수 이용대가는 적었지만 가입자 수를 감안할 때 요금대비 투자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 서비스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