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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와 오라클을 허물 수 있을까...LG CNS가 ERP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LG CNS 진경선 EAP사업추진단장
LG CNS 진경선 EAP사업추진단장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LG CNS가 전사자원관리(ERP) 시장에 뛰어들었다. ERP는 생산, 영업, 구매, 재무, 인사 등 전체 기업 업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기업 업무의 근간이 되는 핵심 시스템이지만 SAP, 오라클 등 글로벌 벤더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실제 한국IDC에 따르면 2018년 국내 ERP 시장은 2800억원 규모로 그 중 외산 패키지가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IT관점에서도 대형 기업을 대상으로 한 ERP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구분된다. 간간히 경쟁사간 윈-백이 일어나긴 하지만 ERP시스템을 다시 구축한다는 것은 전사, 혹은 그룹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일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은 물론 시스템 구축까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다.

이런 상황에서 LG CNS는 ‘EAP(Enterprise Application Platform)’라는 개념을 들고 나오며 ERP 시장을 정 조준했다. 타깃 고객층도 SAP와 오라클 등의 주 무대인 대기업 시장이다.

이에 대해 LG CNS 진경선 EAP사업추진단장은 “패키지 기반의 ERP시스템 구현은 사실 우리가 최 접점에서 고객 서비스를 해왔다. 그 기간이 오래되다 보니 쌓인 경험이 많았다. 이러한 경험을 썩히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우리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LG CNS로서도 ERP 개발은 20여년 동안 구상만 했었지 실현하기는 쉽지 않았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 패키지 형 ERP도입이 본격화됐을 때 기업들은 사업장마다 다른 시스템을 썼다. 당시에는 분산데이터를 취합하고 일관된 시각을 확보하고자 하는 요구사항이 있었는데 이를 해결하는데 패키지 소프트가 밑바탕이 됐다.

하지만 최근 기업이 ERP에 바라는 것이 변화했다는 것이 진 단장의 생각이다. 진경선 단장은 “시대의 흐름이 바뀌어서 데이터는 더 늘어났지만 사용자는 시스템이 가벼워지길 바란다. UI 면에서도 사용자 편의성이 강화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초기 ERP 도입 및 적용에 있어 패키지 벤더의 가이드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우리가 원하는 것만 담아도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LG CNS가 파악한 기존 ERP에 대한 기업의 불만은 여러 가지다. 구축 과정도 어렵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시스템 연계 등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변화관리 부분도 주요 장애물 중 하나였다. 이에 LG CNS는 약 3년간의 개발과정을 거쳐 EAP를 선보였다.

진경선 단장은 “EAP는 웹기반 아키텍처다. 클라우드, 서버단도 선택할 수 있고, DB도 오픈소스까지 지원하는 부분이 있다. 클라우드 활용을 통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밝혔다. 또 그는 “예전 ERP는 많은 것을 담아놓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간소화, 그리고 가볍게 담는 것이 중요하다. EAP에서는 핵심 기능을 기반으로 최신 IT기술을 담아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산 ERP 등에 비해 사용자 환경과 경험(UI/UX)도 보다 유연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진 단장은 “EAP는 웹기반의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최근 고객들은 요구사양이 다양해 같은 UI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강하다. EAP는 API구조로 되어 있어 UI/UX 구현을 다른 상용 툴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LG CNS가 EAP라는 새로운 용어를 제시하며 ERP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시장에서는 레퍼런스를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이미 국내 ERP 시장은 글로벌 벤더와 국산 업체들이 시장과 고객을 명확하게 나누어 공략하고 있다. LG CNS는 EAP를 중소 기업이 아닌 중견/대형 기업을 타겟으로 하고 있어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LG CNS는 EAP를 전사 차원으로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진경선 단장은 “LG 그룹 계열사 레퍼런스 확보에 대한 준비는 하고 있다. 다만 명확하게 오픈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대기업이 차세대 ERP로 전환하는 것은 바로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ERP 시장에 새로운 고도화 움직임이 올 타이밍이 온 상황”이라고 밝혔다. 통상 7년에서 10년 사이에 기업 ERP 고도화 논의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ERP 신규 구축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기대다.

한편 진경선 단장은 “EAP는 기업 어플리케이션이란 컨셉을 가지고 홍보에 나설 것”이라며 “국내에서 만든 기업 어플리케이션에 대해서 고객들이 지속성 부분을 우려하는데 그 부분에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며 “ERP가 특정 벤더의 정체성으로 설명되는 것 처럼 EAP가 차세대 기업 어플리케이션으로 받아 들여지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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