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택시업계 눈치를 보느라 쉽사리 카풀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던 카카오모빌리티가 달라졌다. 현행 택시산업 문제점과 카풀 도입 정당성을 강조한 리포트를 낸 데 이어, 카풀 드라이버 모집에 나서며 본격적인 사업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카카오모빌리티(대표 정주환)는 ‘카카오T카풀’에서 활동할 크루(드라이버)를 사전 모집한다고 16일 밝혔다. 올해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 인수 이후 공식적인 기사 모집은 처음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사업은 현재 택시업계의 반발로 인해 서비스 출시가 기한 없이 연기 중인 상태다. 지난 4일과 11일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사옥 앞에서 택시업계의 카풀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오는 18일에도 택시업계 종사자 3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카풀 반대 집회가 예고된 상태다. 청주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집회에 참석하겠다며 개인택시 조합이 운행 전면 중단을 통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갈등이 지속되면서 오히려 카풀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효과를 낳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 택시 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승객들의 경우 카풀 서비스를 인지하게 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18일에 택시가 파업하면 카풀을 이용하라”는 내용의 글을 퍼나르는 모습이 포착된다. 관련 기사 댓글 창에서도 치열한 언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 아산시, 전주시, 인천광역시 등 전국 10여개 이상의 도시에서 ‘카풀 주차장 및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추진하는 등 오프라인에서 활발한 움직임도 감지되는 상황이다. 국민의 이동선택권을 확대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카카오모빌리티가 ‘2018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를 발간한 것 역시 이런 여론에 힘을 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포트는 여전히 출퇴근,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이 심각한 점을 지적했으며, 특히 폭염, 혹한 등 기상변화 대형 공연 등의 이벤트가 발생하면 불균형이 더욱 심각해진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0일의 경우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약 20만건의 카카오택시 호출이 발생했으나, 배차를 수락한 차량은 3만7000대에 불과했다. 택시 호출의 80%가 공급 불가능했다.
다만, 여전히 카카오 카풀 서비스 정식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번 카카오T카풀 크루 사전 모집은 올 해 초에 인수한 ‘럭시’에 가입되어 있는 기존 카풀 참여자들을 인수인계하고, 앱 개편을 알리고자 진행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
크루 등록은 대한민국 성인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프로필 사진과 본인인증을 마치면 심사를 거쳐 최종 승인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정주환 대표는 “이번 참여자 사전 모집을 계기로, 이미 많은 참여가 일어나고 있는 카풀이 ‘함께 타는 승차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동 수단이 가장 필요한 시간대에 집중되는 승차난을 완화하고, 더 나아가 모빌리티 분야가 혁신 성장에 기여하는 좋은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정식 서비스를 위한 준비 과정에서도 일반 사용자는 물론 정책 입안자, 택시 산업 관계 모두가 공감하고 수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보탰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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