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국정감사에서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해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국내 기업 역차별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과세 등 형평성 있는 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컸다. 특히 5세대(5G) 무선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가 남의 잔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관한 국정감사에 들어갔다.
이번 국정감사에선 ICT기업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가 화두로 나왔다. 기울어진 운동장은 국내 기업은 국내법을 준수하고 해외 기업은 이를 회피해 상대적 이익을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세금과 네트워크 투자비 분담 등이 대표적이다. 구글 등의 사업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반감을 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구글에 지난 7월 43억4000만유로(약 5조7000억원) 규모 과징금을 매겼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구글 애플리케이션(앱)을 선탑재 하도록 한 것이 공정경쟁을 해쳤다는 이유에서다. EU는 작년에도 24억유로(약 3조원)의 과징금을 구글에 부과했다. 검색결과를 구글에 유리하게 노출시킨 것이 원인이었다.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은 “구글 등의 무임승차와 갑질 등은 문제가 있다. 세금을 매기지 못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EU는 벌금을 부과했는데 우리 정부는 왜 못하는가. 공정거래위원회가 몇 년째 조사하고 있지만 답이 안 나왔다.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이 공정위와 합동 조사를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경진 의원(민주평화당)은 “애플과 구글 등 결제는 대부분 신용카드로 이뤄진다. 국내 금융기관 정보로 매출 총액을 파악할 수 있다. 구글이 작년 국내 매출을 2600억원이라고 신고했지만 전문가들은 3~5조원 등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국세청 등과 이 부분을 분명히 체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사진>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구글은 부가가치세는 내지만 법인세는 내지 않는다. EU 움직임도 그렇고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보고서도 곧 나올 예정이다. 과세해야한다는 방향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합동조사를 하겠다”라고 해외 업체에 대한 과세를 약속했다.
5G 조기 상용화가 해외 OTT(Over The Top)업체의 손익에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과기정통부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통신사는 과기정통부 방향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올 12월 상용화를 예고한 상태다. 국내 5G 생태계와 수익모델 없이 세계 최초만 강조한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네이버는 망사용료로 700억원을 내는데 구글 유튜브 등은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서비스를 보면 그들이 더 많이 내는 것이 공정한 원리다. 5G 12월1일 상용화를 밀어붙이는데 이러면 구글만 날아다니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1등하는 것보다 시장이 정상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유 장관은 “공감하고 있다”며 “망 사용료는 제로 레이팅, 망중립성 등 여러 문제를 포함해 검토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