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최근 증권업계 일각에선 국내 한 디스플레이용 레이저 장비업체가 중국 업체에 매각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실제로 중국 레이저 장비 1위 기업 한스레이저가 국내 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소문에 날개가 달렸다.
중국 기업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 인수를 노린다는 의혹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특히 중국 자본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초일류 기업에 납품하는 업체를 위주로 물색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기업 인수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선두기업의 공급망을 뚫을 수 있다는 게 중국 측 계산이다. 아울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출신 인력을 영입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서도 기술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우진아이엔에스(대표 손광근 홍평우 홍경모)도 중국 기업으로부터 매각 권유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매각을 권유했으나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우진아이엔에스는 1975년 1월 설립됐으며 화재에 강하고 내화학성·내식성을 갖춘 불소수지 코팅 덕트를 개발했다. 1999년 삼성전자 생산라인에 공조 덕트를 시공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대기업 협력사로 성장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하이테크 설비 사업의 작년 매출 비중은 56%다. 작년 하이테크 설비 사업 부문의 고객사별 매출 비중은 대략 삼성전자 60%, SK하이닉스 20%, 삼성디스플레이 10%, LG디스플레이 10% 등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중국 시안 법인 설립을 통해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 제주반도체(대표 조형섭 박성식)는 최근 중국으로 기술을 유출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작년 1월 체결한 LPDDR4 설계 용역 계약이 문제가 됐다.
제주반도체는 작년 6월부터 신규 제품을 개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고급 인력을 대거 충원했다. 작년 6월 74명이었던 임직원 수가 올해 6월 기준 100명으로 늘어난 것도 그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UMC가 제주반도체 기술력이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출신 인력의 기술력과 내공을 탐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6월 제주반도체 측도 IR(기업설명회)을 통해 “UMC가 제주반도체에 개발 용역을 준 이유가 LPDDR4 개발에 성공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출신 우수 인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2015년 제주반도체는 중국 영개투자유한공사와 약 381억원 규모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계약이 취소됐다고 공시했다. 협의 과정에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제주반도체가 중국 자본에 매각을 추진했던 것은 사실이기에 이후에도 중국에 매각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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