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올해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됐음에도 국회를 통해 재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국회 입법기관의 움직임에 따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KT스카이라이프도 큰 변화가 있겠다. 규제의 필요성보다 KT의 M&A 시장 진입에 제한을 걸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지난 6월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다시 수면 위로 등장하자 강국현 KT스카이라이프 대표<사진>가 직접 나서 반대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유료방송 사업자를 둘러싼 M&A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합산규제 재논의는 KT스카이라이프의 경쟁제한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강국현 대표는 18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체한 시장에서 M&A는 자연스러운 형세로, KT스카이라이프도 관심을 갖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 상황에서 합산규제를 다시 논의하는 것은 특정사업자에게 M&A 경쟁제한을 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과거 유료방송 합산규제 법안에서는 특정 사업자가 전체 시장 점유율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지 못 하도록 한다. 위성방송사업자는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KT와 위성방송을 운영하는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은 30%를 웃돌지만 이 법안에 속하지 않아, 유료방송업계는 KT와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를 합산해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올해 합산규제가 일몰되면서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시장점유율 규제 논의에서 해소됐지만, 여전히 케이블TV와 IPTV 시장점유율이 KT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지 못하면서 ‘특혜’와 ‘독과점’이라는 지적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국회에서도 합산규제를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현재 계류 중이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 입장에서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부활이 달가울 리 없다. 가입자 추가 확보에 제한이 걸릴 뿐 아니라, 유료방송시장에 퍼지는 M&A 시도조차 포기해야 한다. 앞서, CJ헬로비전은 올해 초 딜라이브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며 M&A를 추진하고 있다. 또,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 인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강 대표는 “KT와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를 합쳐도 30%밖에 되지 않는데, 이러한 시장점유율을 가진 사업자를 규제한다는 것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다”며 “경쟁사는 자유롭게 M&A를 하는데, KT는 여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안드로이드UHD방송 ‘스카이에이(sky A)’와 인터넷 결합상품을 가입했을 때 30%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는 선택약정할인제도를 선보였다. 사은품으로 제공받던 중구난방 혜택을 요금할인으로 통일해 소비자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추후 셋톱박스형 인공지능 스피커(AI)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신규 가입자 확보와 기존 가입자의 이탈 방지를 위한 장치다. 합산규제가 이뤄지면 현 상태의 가입자 수를 유지만 해야 하는데, 공격적인 시장 마케팅을 위한 새로운 요금제 출시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강 대표는 “요금할인을 하면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이 떨어지지만, 장기적으로 KT스카이라이프의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했다”며 “요금할인을 해지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쟁사의 사은품만으로 KT스카이라이프를 떠나는 고객이 줄어들고, 가입자 확보 비용도 절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 대표는 이날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KT스카이라이프가 북한 전역에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다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KT스카이라이프는 KT와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KT는 남측 주관통신사업자로 선정됐다.
강 대표는 “대한민국 유료방송 사업자 중 유일하게 한반도 전체를 서비스할 수 있는 사업자는 KT스카이라이프밖에 없다”며 “남북경제협력과 교류가 활발하게 되면 KT스카이라이프는 북한 전지역을 대상으로 난시청 지역 없이 북한 주민들에게 방송을 제공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