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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도 관객도 깜짝 놀라…알고 보니 ‘블소 인공지능 캐릭터’

‘블레이드&소울(블소) 토너먼트 2018 월드 챔피언십 결선’에서 인공지능(AI) 비무 캐릭터를 앞세운 블라인드 매치가 진행됐다. 이 가운데 공격형 AI 캐릭터는 놀라운 경기력을 보였다.
‘블레이드&소울(블소) 토너먼트 2018 월드 챔피언십 결선’에서 인공지능(AI) 비무 캐릭터를 앞세운 블라인드 매치가 진행됐다. 이 가운데 공격형 AI 캐릭터는 놀라운 경기력을 보였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그동안 보지 못했던 스타일이다”

15일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블소) 토너먼트 2018 월드 챔피언십 결선’이 개최된 가운데 좀처럼 정체가 파악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비무 캐릭터 등장에 해설진들이 쉬지 않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인공지능(AI)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준결승전이 끝나고 이벤트 성격의 블라인드 매치가 진행됐는데, 이때 프로게이머들 상대로 AI 캐릭터가 등장했다. 경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AI 캐릭터와 맞붙는 프로게이머는 물론 관람객들에게도 비밀에 부쳐졌다.

이재준 엔씨소프트 AI 센터장(상무)은 블라이드 매치가 끝나고 무대에 올라 AI 캐릭터의 정체를 밝혔다. 경기엔 ▲공수 밸런스형 ▲수비형 ▲공격형 등 3개 유형의 AI 캐릭터가 등장했다.

이 센터장은 “프로게이머 레벨을 만들기 위해 3년 6개월간 부단히 연구개발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공격형이 가장 강력하다”며 “사람에게 한 번도 진적이 없는 AI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스킬 정확도, 놀라울 정도=이 센터장 말대로 공격형 캐릭터는 놀라운 수준의 경기력을 보였다.

공격형 AI 캐릭터 맞상대였던 최성진 선수는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패배했다. 공격형 AI 캐릭터가 정확한 시점에 스킬을 교환하거나 역이용하는 등 프로게이머 선수도 속수무책일 정도 강력했던 까닭이다.

그러나 공수 밸런스형과 방어형은 프로게이머들도 충분히 공략할 만한 수준이었다. 난타전 시 적절한 스킬 이용 시점을 잡는 경우엔 AI 캐릭터가 우세할지 몰라도 프로게이머가 약점을 잡아 스킬 연계기(콤보)를 적중시켰을 땐 AI 캐릭터가 스킬 회피나 파훼엔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스킬 연계기로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프로게이머들이 최종 스코어 2대1로 승리했다.

◆비무 AI 캐릭터 어떻게 탄생했나=엔씨소프트는 AI 캐릭터 탄생을 위해 이용자 로그데이터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AI 캐릭터를 연습시켰다.

처음엔 지도학습과 강화학습을 병행한 AI 캐릭터가 더 나은 움직임을 보였지만, 비무 데이터가 점점 쌓이면서 순수 강화학습 기반의 AI 캐릭터가 승률이 높아졌다. 올해 4월 테스트에선 처음으로 순수 강화학습 캐릭터가 기존 AI 캐릭터를 이겼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15일 공개된 AI 비무 캐릭터엔 상대의 공격 패턴이 바뀌더라도 행동 확률에 따른 최적의 의사 결정 정책을 학습할 수 있도록 순수 강화학습 모델 중에서 ‘액터-크리틱(Actor-Criric)’ 모델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블소 AI 캐릭터는 바둑 AI로 유명한 알파고 제로와 같이 스스로 대결하면서 성장했고 올해 7월에 이르러 아마추어 고수들이 손대지 못하는 수준까지 실력이 뛰어올랐다. 지금은 약 일주일(35만 게임)이면 AI 캐릭터가 프로게이머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

비무 AI는 실시간 대응이 중요하다. 바둑 AI인 알파고처럼 정해진 시간 안에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것과는 대응이 완전히 달라진다. 바둑에선 다음 수를 두기 위한 시간이 평균 2분이지만 블소 비무에선 0.1초안에 어떤 스킬을 쓸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블소의 비무 규칙이 바둑보다 더욱 복잡하다. 스킬 사용 시점(타이밍)과 스킬 취소 등 다양한 게임 규칙에 대응해야 하는 까닭이다.

비무 AI엔 1틱(0.1초) 당 225가지(45개 스킬 x 5개 이동 방향)의 선택지가 존재한다. 한 게임은 최대 1800틱(약 3분) 동안 진행되므로 총 255의 1800승 만큼 선택지를 가진다. 바둑의 10의 786승보다 경우의 수가 많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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