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카풀 규제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자 업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단체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지난 27일 카풀운전자연맹 ‘카풀러’가 “택시업계가 국민 불편함은 뒷전이고 일반국민을 성범죄자로 몰아간다”며 성명서를 냈고, 이어 28일 소비자단체 ‘컨슈머워치’가 “카풀러를 적극 지지하며, 소비자는 승차공유를 원한다”고 발표했다.
카풀러는 네이버 밴드를 기반으로 럭시, 풀러스, 우버쉐어, 차차 등 승차공유(라이드셰어링) 이용자들이 모인 단체다. 드라이버와 라이더 약 1700명이 활동하고 있다. 전체 카풀 드라이버숫자는 현재 약 5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카풀러는 성명서를 통해 “면허제로 운영되고 범죄이력조회도 가능한 택시업계는 과연 성범죄의 안전지대였는지 되묻고 싶다”며 “지난해 도로교통안전공단이 적발한 전과자 택시기사가 862명에 달했으며, 이 중 51%가 성범죄 전과자, 택시 성범죄로 불안해하는 여성을 위한 택시이용 가이드가 나올 정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카풀 이용자 단체가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 23일 택시업계가 한 일간지를 통해 “카풀 운전자의 경우 면허제가 아니라 성범죄자 등 범법자가 채용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카풀 규제로 이용자 감소가 체감되는 상황에서 택시업계가 기름을 끼얹은 셈이다.
카풀러 김길래 리더는 “지금까지는 택시업계의 수익 감소에 대한 두려움, 불안감 등 이런 부분들을 이해했기 때문에 굳이 이용자들이 나서지 않았다”며 “그러나 다른 것은 둘째 치더라도, 택시업계 이해관계를 위해서 카풀 드라이버들을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했다는 것에 크게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내용에 대해 택시업계에서 사과면 사과, 반박이라면 반박이라도 나오길 기다리고 있으나 아무 반응도 없는 상태”라며 “택시업계는 과거 우버 금지에 한번 성공했다는 자신감 하나로 카풀도 전면 금지하겠다는 퇴보적인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소비자단체가 카풀 관련해 목소리를 낸 것도 주목할 만한 행보다. 그동안 정치권이 택시업계 입장을 대변해온 배경에는 약 20만명에 택시업계 종사자와 가족들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반면 카풀로 편익을 얻게 될 이용자 숫자는 훨씬 많지만 이들은 파편화돼 조직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컨슈머워치는 성명서에서 “택시업계는 ‘면허제’라는 울타리 안에서 모든 승차공유를 불법으로 몰아, 소비자가 더 저렴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기회를 막았다”며 “택시기사들이 운송시장을 독점해 얻는 이익은 승차공유를 이용할 수 없는 소비자의 희생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컨슈머워치 이유미 사무국장은 “택시를 이용하다보면 듣기 싫은 라디오를 억지로 들어야 한다거나, 심지어 기사가 운전 중에 메신저 등 스마트폰을 쓰는 위험한 행위가 있더라도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며 “우버 같은 사례만 보더라도 기사 평가 등을 통해 더 편안하고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현행과 같은 독점 체제에서는 승차거부 해결 등 택시 서비스 개선을 소비자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두 단체는 공통적으로 택시업계가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태도를 비판했다.
김길래 리더는 “반대를 하든 찬성을 하든 대화를 해서 풀어야 하는데, 논의 대신 자극적인 얘기만 쏟아내고 있다”며 “이런 태도를 고수하는 것이 진정 택시기사를 위한 것인지 이익단체인 택시협회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으며, 이유미 사무국장 역시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 사람들이 자가용 대신 택시를 더 많이 이용할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는데 무작정 대화 거부만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소비자도 힘을 보태 뭔가 변화가 일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업계 4개 단체는 지난 22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카풀 합법화에 대한 모든 논의를 거부하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28일 ‘카풀 금지법’의 국회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만약 오는 9월까지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대규모 집회로 대응하겠다는 강수를 던진 상황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카풀업계는 지금까지 24시간 영업을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말이 카풀이지 우버와 다른 게 없어 저희로서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현행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다, 만약 카풀업계에서 좀 양보를 한다거나 출퇴근 시간대를 지키겠다는 의사표현을 한다면 대화를 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택시업계와 카풀업계는 하루 중 카풀 운영시간, 횟수 허용범위를 놓고 갈등 중이다. 국토교통부가 가운데서 이를 중재하고 있으나, 양측 모두 중재안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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