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민후 김선하 변호사] 싱가포르의 지급시스템감독법(payment system (oversight) Act, 이하 PSOA)은 선불지급수단, 지급결제시스템 등을 규율하는 법이다.
ICO로 발행되는 토큰은 선불로 대가를 지급한 자에게 공급된다는 점에서 토큰은 PSOA가 정하는 가치저장수단(stored value facility)에 해당할 여지가 있고, ICO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토큰이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ICO 기업은 PSOA가 정하는 지급시스템(payment system)을 운영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리고 토큰이 가치저장수단(stored value facility)에 해당하거나, 토큰 발행자인 ICO기업이 지급시스템(payment system)을 운영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ICO 기업은 원칙적으로 MAS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고객에 대한 실사와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요구사항을 충족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ICO 기업들은 PSOA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PSOA에서 정하고 있는 가치저장수단(stored value facility)의 저장된 가치(stored value)란,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 대가로 미리 지불된 '현금'을 의미하므로 '암호화폐'로 토큰을 구매하도록 하는 경우 토큰을 가치저장수단(stored value facility)으로 보기 어렵고, PSOA가 정한 지급시스템(payment system) 역시 현금의 유통과 이체를 전제로 하는 시스템을 의미하므로, ICO 기업이 지급시스템(payment system)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결과 토큰의 구매 대가로 암호화폐를 지급하도록 하고, ICO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대가로 토큰을 지급하도록 한 경우라면, ICO 기업들은 PSOA의 적용을 받지 않고, ICO를 수행할 수 있었다.
◆지급서비스법안이 ICO에 미치는 영향
그런데 지난해 11월 21일 싱가포르의 중앙은행(the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 이하 MAS)는 PSOA와 자금교환 및 송금사업법(Money-Changing and Remittance Businesses Act)을 하나로 규율하고, 지급결제서비스의 발전과 더불어 MAS가 규율하고자 하는 범위를 확대하기 위하여 지급서비스법안(payment service bill)을 제안하는 협의서(consultation)을 발표하였다.
MAS가 발표한 지급서비스법안은 가상화폐를 사고, 파는 행위, 거래소 플랫폼을 운영하는 행위를 그 규율대상으로 삼고 있어, PSOA가 존재하던 시절과는 다르게 ICO 기업들은 ICO를 수행하기 위해 지급서비스법안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지급서비스법안이 정하고 있는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ICO 기업들은 MAS로부터 라이선스(license)를 받아야 한다.
라이선스는 머니체인징 라이선스(Money-changing Licensee), 스탠다드 페이먼트 인스티튜션(Standard Payment Institution), 메이저 페이먼트 인스티튜션(Major Payment Institution) 세 단계로 나뉜다.
머니체인징 라이선스는 지급서비스법안이 규율하는 대상 중 자금교환행위만 가능한 라이선스 이고, 스탠다드와 메이저는 지급서비스법안이 규율하는 대상행위들을 모두 할 수 있는 라이선스인데, 월 평균거래양이 300만 싱가포르달러를 초과거나 일평균 500만 싱가포르달러를 초과하여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메이저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ICO를 수행하는 기업의 경우 거래양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평균적인 ICO 모집 규모를 볼 때 메이저 라이선스는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ICO 기업들은 라이선스 외에도 MAS가 요구하는 자금세탁방지, 이용자 보호, 상호운용성, 그리고 기술적 위험과 관련된 요구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단, 요구사항은 해당 기업에 대한 MAS의 위험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위와 같이 지급서비스법안이 입법되면, 기존 PSOA 규율 하에서와 달리 ICO 기업들은 MAS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고, 자금세탁방지, 이용자 보호, 상호운용성, 그리고 기술적 위험과 관련된 MAS의 요구사항을 준수하여야 하는바, 지급서비스법안 입법 경과를 꾸준히 모니터링 하여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