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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P법 바로알기114] 기획안과 기획물의 저작물성에 대하여

[법무법인 민후 김선하 변호사] MBC ‘일밤-나는 가수다’를 비롯하여 ‘우리 결혼했어요’,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tvN ‘꽃보다 청춘’ 등 국산 예능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기획, 제작되고 있다.

프로그램의 포맷과 줄거리 운영방식 등이 담긴 기획안은 각본으로서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1호의 어문저작물로 본다. 하지만 실제 보호받기 위해서는 창작성을 갖추어야 하고, 창작성을 갖추었더라도 보호받는 것은 종이에 적힌 글자뿐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는 제3자가 해당 기획안을 복제하여 배포하거나 인터넷에 게시하는 행위 등을 한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지만, 해당 기획안의 소재, 주제만을 차용하여 새롭게 표현한 방송프로그램(영상물)에 대해서까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한바 있다.

저작권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은, 학문과 예술에 관하여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의 창작적 표현물이어야 하므로, 저작권법이 보호하고 있는 것은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 표현형식이고,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지 않는다(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다10813 판결,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9다16742).

기획안과 같이 아이디어를 문자를 매개체로 하여 표현한 경우, 아이디어 그 자체와의 경계가 모호하여 이러한 경우까지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인정해 줄 것인지 그리고 그 기획안에 기초한 기획물(프로그램, 공연 등) 역시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인정해 줄 것인지 문제가 된다.

어문저작물의 경우 창작물에 저작자의 개성이 나타나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용어의 선택, 전체구성의 궁리, 특징적인 표현의 유무 등 그 작품의 표현형식과 그 작품이 표현하려고 하는 내용목적 및 그에 따르는 표현상의 제약유무와 정도, 그 표현방법이 같은 내용목적을 기술하기 위해 일반적,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표현을 사용한 것인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해야 한다.

최근 어린이용 놀이-체험전 기획안 및 그 기획안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체험전의 저작물성이 문제되었던 사안에서 판례 역시, 「기획안의 경우, 식재료인 밀가루를 통상의 사용과는 달리 어린이 체험전의 주요 소재로 삼고 있는 점, 밀가루놀이의 형식을 4개의 테마방으로 구성하여 빵빵나라, 반죽나라, 통밀나나, 바람나라라는 독특한 표현으로 구분하여 기술하였고, 그 각각의 테마방마다 밀가루 놀이 형식을 표현하고 있는데 그 표현내용이나 방법에 있어서도 저작자의 독창성이 존재하는 점, 이 사건 기획안과 유사한 기존의 유사한 창작물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기획안은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여, 소재, 표현을 위한 용어의 선택, 표현내용이나 방법이 일반적, 일상적인 경우와 달리 독특한 것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기획안의 저작물성을 판단하였다.

아울러 판례는 「기획안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체험전의 경우, 기획안의 체험활동의 구성과 내용을 작가 및 기획자의 의도에 맞도록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무대미술, 배우들의 실연, 의상 등을 포함하고 있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 체험전은 이 사건 기획안을 기초로 한 2차적 저작물로서 여러 개의 저작물에 의하여 외관상 하나의 저작물이 창작된 결합저작물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여, 기획안의 구성과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진 체험전에 대하여 기획안의 2차적 저작물이자 결합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고 보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 13. 2015나15275 판결 항소심 확정).

판례에서 보듯, 과거와 달리 기획안 그리고 기획안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나 공연들을 저작물로 인정하고 보호하려는 추세에 있어, 기획안과 이에 기초한 프로그램, 공연들에 대한 도용, 복제 사건에 있어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민후>www.minwho.kr

<기고와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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