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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보다 혜택 더 많은데…보편요금제 도입 어떻게 될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이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 수준의 요금제를 발표한 가운데 향후 국회서 보편요금제 도입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18일 새로운 데이터 중심 요금제 T플랜을 선보였다.

T플랜은 스몰, 미디엄, 라지, 패밀리, 데이터 인피니티 등 총 5가지 요금제로 구성됐다. 기존에 9종 이었던 밴드데이터 요금제를 간소화했다. 모든 구간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저가 요금제인 스몰의 경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편요금제 수준에 맞춰 향후 보편요금제 도입 여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는 2만원대에 음성 200분, 데이터 1GB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동전화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적용된다.

SK텔레콤이 이번에 내놓은 스몰은 월 3만3000원에 음성, 문자 무료에 데이터 1.2GB를 제공한다. 여기에 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데이터를 25%만 차감한다. 기존의 밴드세이브(월 3만2890원)보다 데이터는 4배, 영상, 부가통화 제공량도 50분에서 100분으로 늘렸다. 저가요금제에서 데이터 혜택이 적다는 비판을 수용했다.

스몰 요금제에 선택약정할인 25%를 적용하면 2만4750원이다. 가격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편요금제에 부합하면서 혜택은 오히려 정부안보다 많다. SK텔레콤에 앞서 KT가 내놓은 데이터온 요금제의 베이직도 스몰요금제와 가격은 같고 음성문자 무제한에 데이터 1GB로 보편요금제와 유사한 수준이다. 아직 중저가 요금제를 개편하지 않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보편요금제 도입은 없던 일이 될까?

현재 보편요금제 도입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국회에 넘어갔다. 새롭게 구성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국회 논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여야 과방위 위원들이 대폭 물갈이가 됐다. 산업, 시장 등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다만, 보편요금제가 국민 요금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시장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상존하는 만큼, 당 차원보다는 위원들간의 철학에 따라 찬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쟁점법안으로 분류될 경우 상당기간 계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내에서는 보편요금제가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2년마다 정부에서 반복적으로 요금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자들이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법안심사에서 자율경쟁 상실과 요금절감 효과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때문에 보편요금제를 2년마다 손댈 수 있는 일반규정이 아니라 한시적 법안으로 도입해 시장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며 “5G 시대를 앞두고 이용자 혜택 축소가 이뤄지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보편요금제 법안심사 시점은 11월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보편요금제 도입과 관련한 입장변화가 없다. 보편요금제 도입 논의가 이통사들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보편요금제 추진이 없었다면 이통사들이 이같은 요금제를 내놓았겠느냐"며 "보편요금제에 상응하는 상품을 내놓아도 성과가 얼마나 나는지 검토해야 하고 요금제 자체가 아니라 국민 요금 부담을 낮춰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전 국장은 "어떤 형태든간에 요금을 낮추려는 정부 의지가 필요하다"며 "보편요금제는 이러한 것들을 포함해 국회서 논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편요금제 도입 대상자인 SK텔레콤은 보편요금제 도입이 재무적 타격보다는 시장질서를 교란시키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뜻을 재차 확인했다.

양맹석 MNO사업지원그룹장은 "보편요금제는 재무적 충격보다는 시장에서의 자율경쟁을 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보편요금제는 시장 가격을 세팅하기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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