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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핀테크 스타트업의 일침, 페이먼트 갈라파고스 경계해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국내에서 레퍼런스를 만들어서 해외 나간다는 얘기를 하는데 우리나라는 IT강국이 아닙니다. 우리끼리 IT강국일 뿐 해외에선 인정을 받지 못해요. 페이먼트(지불결제) 영역도 마찬가집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의 기술이 너무 빨라서 스스로 갈라파고스를 만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3일 보안 및 핀테크 스타트업인 센스톤(공동대표 유창훈, 이준호)이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지온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0억 원 규모 기업가치를 평가받아 투자를 유치했다. 보안 업종 특성상 투자유치가 쉽게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스타트업으로선 특수한 사례로 꼽힌다.

유창훈 센스톤 공동대표
유창훈 센스톤 공동대표
이 같은 투자 유치 뒤에는 센스톤의 지속적인 해외시장 노크와 그에 따른 성과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유창훈 센스톤 공동대표는 설명한다.

센스톤은 해외에 ‘VOTC(Virtual One-Time Codes)’로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센스톤이 개발한 VOTC 기술은 통신되지 않는 환경에서도 매번 자체 생성되는 일회성 가상코드만으로 실제 사용자를 실시간 식별하는 기술로 페이먼트,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다양한 환경에서 인증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센스톤은 올해 3월 싱가포르 ‘Money20/20 Asia 스타트업 피칭’ 대회에서 보안그룹 Top 5에 선정됐다. 글로벌 카드업체들과 NDA(비밀유지계약)를 체결하고 기술 검증 및 사업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센스톤은 창립 당시부터 해외 시장을 타겟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포화시장인 국내 보안시장에서 이전투구하기보다는 해외에서 모멘텀을 찾고자 했다. 물론 센스톤 유창훈 대표도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노크하는 방식도 고려했다. 하지만 그가 내린 결론은 한국시장에서의 성과가 해외 시장 진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유창훈 대표는 “한국에서 사업이 잘된다고 해도 레퍼런스의 수준은 몇 천만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 다다. 그런데 글로벌 업체들에게 이정도 숫자는 말 그대로 테스트베드 수준이다. 레퍼런스로 쓸 수 없다. 글로벌보안 컨퍼런스인 ‘RSA’에 나온 기술이 2년 후 국내에 등장할 정도로 기술도 최첨단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흔히 핀테크로 불리는 금융과 IT의 접목은 시작은 늦었어도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는 것이 국내 핀테크 업계의 평가다.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비대면채널의 발달로 금융권의 모바일 금융거래에 대한 기술적인 자부심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유 대표는 한국만의 서비스 문화가 기업의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그는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카드사들은 ‘마스터패스’, ‘비자체크아웃’ 등 자체적인 모바일 페이먼트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선 유독 이들의 서비스가 통용되지 않는다. 한국만의 신용카드 문화 등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외에선 한국의 서비스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한국인들은 이러한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굳이 마스터패스나 비자체크아웃과 같은 서비스가 필요 없다. 하지만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 입장에선 얘기가 다르다. 국내 시장 환경에서 완성된 신기술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느냐 아니면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고 기술을 개발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중요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9명으로 출발한 센스톤은 올해 20여명까지 인원을 확충할 계획이다. 비즈니스 신규 인력은 해외 비즈니스에 배치한다. 유 대표는 “현재 비즈니스의 70%가 해외에 집중되고 있다. 초기에는 일본, 미국,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총판 형태의 사업을 전개하고자 한다”며 “라이선스 모델로 초기 비즈니스 파트너를 구하고 우리는 기술 공급만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하드웨어까지 늘릴 생각이다. 유 대표는 “독일 카드제조사와 시제품을 만들 계획으로 인증 솔루션이 담긴 실물 카드를 구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금융사와 시범 서비스 구현을 내용으로 하는 기술검증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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