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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미디어 M&A 열풍…콘텐츠가 왕(King)이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콘텐츠가 왕(King)이라면 네트워크·OTT는 여왕(Queen)이다."

콘텐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는 통신사가 거대 미디어 기업 인수를 성사시키고 있고 미디어 기업 역시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더욱 불리고 있다. 특히, TV 방식의 전통 미디어 산업은 퇴보하는 가운데 대용량,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는 5G 시대가 도래하면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28일 오후 법무법인 율촌 대회의실서 열린 '5G 시대 방송통신산업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전범수 한양대 교수는 동영상 콘텐츠 수요 증가로 콘텐츠 자산가치가 극대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AT&T는 850억달러에 타임워너를 인수했다. 디즈니는 713억달러에 20세기폭스를 품에 안았다. 통신사 AT&T는 디지털광고 플랫폼과 콘텐츠의 결합을, 디즈니는 콘텐츠 파워 극대화 및 독자적 온라인 콘텐츠 유통을 모색하고 있다. 핵심은 콘텐츠다. 통신사 AT&T는 네트워크 사업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즈니는 독점적 콘텐츠 파워를 확보하기 위해 미디어 기업 인수에 천문학적인 돈을 썼다.

전범수 교수는 "통신기업들의 동영상 콘텐츠 자산 확보는 5G 서비스 시대에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며 "플랫폼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좋은 콘텐츠 확보 여부가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디즈니의 20세기폭스 인수에 대해서는 "콘텐츠 기업의 온라인 유통 수직 결합 모델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결국은 비즈니스가 OTT 기반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함으로써 이에 유통될 수 있는 콘텐츠 자산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결국 플랫폼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텐츠 자산의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된 셈이다.

미국을 강타한 초대형 M&A도 이같은 맥락에서 답을 찾을 수 있으며 디즈니, AT&T 사례에서 보듯 M&A의 중심에는 미디어 기업이 자리를 잡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플랫폼과 콘텐츠간 결합은 찾기 어렵다. 2016년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시도했지만 불발로 돌아갔고 최근에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두 사례 모두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규모가 커지는 것 일뿐 콘텐츠 경쟁력이 확장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또한 전 교수는 통신방송 기업간 결합과 함께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ICT 기업들이 또 다른 방향에서 미디어 시장을 재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일례로 구글의 애드센스는 광고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고 유투브의 맞춤형 동영상 추천 시스템, 넷플릭스의 영화 추천 시스템, 아마존의 클라우드 등도 미디어 이용 트랜드를 바꿔놓고 있다.

전 교수에 이어 발제를 맡은 한승혁 율촌 변호사도 방송통신 M&A에 있어 콘텐츠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승혁 변호사는 "5G로 인해 플랫폼의 모바일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이라며 "케이블TV, 위성 등 화면의 크기, 질에 대한 우위가 떨어지고 차별화된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게 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해외의 M&A 추이를 살펴보면 통신이나 케이블 회사들이 모두 콘텐츠 기업을 바라보고 있다"며 "넷클릭스 등 콘텐츠 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해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김상택 이화여대 교수는 "콘텐츠가 왕(King)이라면 네트워크나 콘텐츠를 전달하는 수단인 OTT는 여왕(Queen)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결국은 승자독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M&A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제는 콘텐츠가 왕(King) 대우를 받고 있다. 물론, 제국은 왕 혼자서 꾸려갈 수 없다. 왕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파트너 여왕(Queen)이 필요하다. 그래서 왕(콘텐츠)과 여왕(플랫폼)의 결합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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