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로사’와 다른 챗봇은 좀 차이점이 있습니다. 기능이 단순 CS(고객만족)나 안내에 국한되지 않고 마치 백화점 샵매니저처럼 고객을 응대하는 챗봇을 표방합니다 실제 매장 샵매니저를 포함해 3000명의 직원이 개발 과정에 동원됐고, 300번 이상 필드테스트를 거쳐 만들어졌습니다”(롯데백화점 AI팀 전세중 책임)
20일 <디지털데일리> 주최로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2018 디지털마케팅 & 고객경험(CX) 전략’ 컨퍼런스에서 롯데백화점 AI팀 전세중 책임<사진>은 인공지능(AI) 챗봇 ‘로사’의 구현전략과 특징에 대해 소개했다.
최근 유통업계는 챗봇과 같은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매출이 오프라인을 넘어선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전세중 책임은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 2015년에는 오프라인 매출이 80% 이상이었지만, 최근 옴니채널을 포함하면 온라인 매출이 9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 구입 후 오프라인 매대에서 상품을 찾아가는 ‘스마트픽 데스크’나 ‘가상피팅룸’ 등울 도입했다”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4차 산업혁명 키워드가 대두되면서, 롯데쇼핑은 AI 기반 쇼핑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AI기반 챗봇 구축을 시작으로, 올해 AI 보이스 커머스, 내년 AI 분석 및 미래예측 툴을 단계적으로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챗봇 로사는 이 구상의 1단계에 해당된다. 이름은 롯데 쇼핑 어드바이저(LOSA·LOTTE Shopping Advisor)라는 뜻이다. 동화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에서 왕비의 질문에 답하는 마법거울에서 이름을 따왔다. IBM의 왓슨 기반 검색 엔진인 ‘왓슨 익스플로러’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지난해 12월 오픈 당시 상품 추천 카테고리가 패션에 국한됐으나, 지속적인 개발을 거쳐 현재 리빙‧식품 카테고리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로사는 개발과정에서 롯데백화점 이용자 특성이 세밀하게 반영됐다. 직원 3000명 동원, 필드테스트 300회를 거친 것도 실제 상황에서 ‘고객이 많이 쓰는 말’ ‘고객이 많이 찾는 상품’을 찾기 위해서다.
예컨대, 백화점에서는 고객이 가족‧친구 등의 다른 사람의 상품을 대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고객의 나이, 성별 등의 정보데이터를 통한 상품 추천은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해당 시나리오에서 로사는 선물 받는 사람의 나이 등을 고려해 적합한 상품군을 제안한다. 선물할 때 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격대 옵션도 제공한다.
또 단순한 상품의 특징보다는 TPO(Time-Place-Occasion)에 맞는 상품 추천이 중요하다. 고객은 원피스를 구입할 때 샵매니저에게 ‘원피스를 사러 왔다’고 말하기보다 ‘면접을 보러 가는데 어떤 원피스가 적당하냐’고 묻는다. 이때 중요한 키워드는 ‘원피스’보다 ‘면접’이다. 만약 클럽 파티를 위해 상품을 찾는다면 ‘럭셔리’ ‘트렌디’ ‘모던’ 등으로 스타일을 추천한다. 이는 고객에게 백화점 샵매니저에게 조언을 받아 물건을 구입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한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추천도 가능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빅데이터를 크롤링 기술로 수집해 유행 상품 혹은 인플루언서나 셀러브리티가 입은 옷을 골라준다. ‘요새 잘 나가는 귀걸이 있어?’ ‘김연아가 한 귀걸이가 갖고 싶어’라는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 책임은 개발 과정에서 빅데이터 역시 양 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기존에는 빅데이터 양 늘리는데 치우쳐 있었는데, 오히려 많은 양이 시스템을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며 “질적으로 고객들이 찾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향후 궁극적인 계획은 AI를 통한 미래 예측이다. SNS, 챗봇 구매내역 등 빅데이터 분석으로 고객들이 어떤 상품, 브랜드를 찾게 될지 키워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 미리 수요를 예측하거나 프로모션을 시기적절하게 준비할 수 있다.
또 전 책임은 “예를 들어 여성용 상품만 구입하던 여성 고객이 갑자기 남성용 상품을 구입하기 시작한다면 남자친구, 결혼상대가 생긴 것으로 예측해 관련 제품을 함께 추천할 수 있다”며 “이런 다양한 AI활용을 통해 시장성을 더 늘리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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