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보편요금제가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의 논란 끝에 문턱을 넘었다. 규개위는 두 차례의 마라톤 회의 끝에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저가요금제 가입자에 대한 요금인하라는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진통 끝에 규개위 심사를 통과한 보편요금제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일단 법제처의 심사가 남아있다. 심사지만 조문을 갖고 진행하는 것이다. 걸림돌은 아니다. 법제처 심사 이후 차관 국무회의를 거쳐서 국회에 이송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국회 이송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의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인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능하면 상반기 내에 끝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편요금제는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을 통해 효력을 발휘한다. 정부가 SK텔레콤에 특정 요금제를 강제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 권한을 갖춰야 한다.
국회 통과 가능성은 점치기 어렵다.
일단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을 처리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법안처리 실적과 관련해 대표적인 불량 상임위다. 전신인 미방위는 2016년 법안처리 0건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과방위는 법안처리 실적이 너무 저조하다는 지적에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과학기술원자력(1소위)과 방송정보통신(2소위) 분야로 나뉘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법안처리 실적이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방송과 관련된 법안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며 다른 법안들까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방송법을 놓고 여야가 맞서게 될 경우 전기통신사업법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소위가 파행을 겪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에도 법안통과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규개위 심사에서 드러났듯이 보편요금제는 찬반이 명확하다. 국민들의 요금 부담을 낮춰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후생을 후퇴시킬 것이라는 학계 분석도 나온다.
야당의 공조가 필요한데, 자유한국당 등이 표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통령 공약 이행에 적극적으로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쟁점법안으로 분류될 경우 국회 계류 상태로만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기정통부 역시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능성을 대비한 플랜B는 마련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보편요금제의 국회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