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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전산입력 오류... 황당하면서도 매우 심각한(?) 이유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신현석기자] 6일 삼성증권에서 발생한 전산 입력 오류 사고는 황당하지만 결코 헤프닝으로 넘길 수 없는 치명적인 심각성이 내포돼있다. 특히 기초적인 운영리스크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의아한 대목이다.

삼성증권에선 이날 1주당 배당금 1000원을 입고시켜야하는데, 직원의 실수로 1000주를 입고 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만약 삼성증권 직원 누군가가 우리사주 100주를 가지고 있었다면 1주당 1000주씩 불어나기때문에 총 10만주를 보유하게되는 셈이다.

삼성증권 주식 1주당 3만9000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총액 4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가지고 있던 이 직원은 10만주를 소유하게 됨에 따라 순식간에 39억원의 평가익을 얻게된다.

삼성증권 측에 따르면, 이날 매도된 물량은 잘못 입력됐던 주식수의 0.18%로, 매도 수량은 510만2000주로 파악됐다고 공식 밝혔다. 금액으로치면, 약 1980억원에 달한다. 삼성증권 측은 "매도됐던 물량에 대해서는 시장에 영향이 최소화 되는 방법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금융 리스크관리업계의 한 전문가는 "그나마 우리사주였기때문에 이 정도에서 그쳤지 만약에 일반 주주들한테 정보가 잘못 입력됐다면 재앙에 가까운 큰 혼선이 빚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삼성증권 사고는 두 가지면에서 매우 근본적인 의문점이 제기된다.

◆'운영리스크관리시스템' 제대로 작동했나 = 먼저, 삼성증권의 운영리스크(Operational Risk)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의 여부다.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금융업종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직원의 업무 범위 또는 재량권을 넘어서는 사안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경고 사인을 내리거나 상위 재량권자에게 시그널을 주는 등 이중, 삼중의 리스크관리가 되도록 하고 있다.

금융회사에서 이같은 결재권의 범위를 넘어서는 '오버라이드 거래'의 오류 또는 과실을 통제하는 것은 국제결제은행 바젤위원회가 규정하고 있는 운영리스크관리시스템(필러 1)체계에서는 핵심이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과거 직원의 주문 실수로 인해 큰 재무적 손실을 입은 사례가 적지않았다. 따라서 이같은 기초적인 사고가 대형 증권사인 삼성증권에서 발생했다는 것은 의아한 부분이다.

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사들은 이미 지난 2009년~2010년 사이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대규모 리스크관리시스템을 정비했다. 주요 금융회사의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관리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의 실태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의문점은 삼성증권의 배당금 지급 업무 처리 프로세스다. 물론 증권사마다 업무 프로세스가 다르긴 하지만 증권업계는 대체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증권과 같은 사고는) 저희 입장에서는 잘 납득하기 힘든 얘기"라며 "주식을 배당주로 주더라도 실물 확인을 거치는 작업 뒤, 지급한다. 실물이 확인되지 않은 주식을 지급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배당금은 인사부를 통해 지급되고, 배당주는 한국 증권금융을 거쳐 들어온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직원의 단순 실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

◆삼성증권 직원 윤리의식 도마에 = 한편 전산 입력오류와 같은 기술적인 문제와 별개로, 삼성증권 직원에 대한 내부 통제와 윤리의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삼성증권 사고는 일부 직원들이 잘못 입력된 주식을 한꺼번에 매도 처분하는 과정에서 파악됐다. 국내 주요 포털의 주가 게시판 등에서는 잘못 입력된 막대한 자사주를 매도한 삼성증권 직원들의 윤리 의식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적지않다.

자신의 계정에 비정상적인 주식 입고가 발견됐다면 이를 즉시 회사에 보고해서 대응을 강구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매각해 시장에 혼선을 준 것은 기본적인 직원 윤리 부재의 문제이며, 또한 이러한 상황을 미리 체계화하지 못한 삼성증권 내부의 직원 통제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신현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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