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의 가상현실(VR) 게임방 ‘브라이트’ 1호점이 지난 6일 문을 열었다. 서울 신촌에 위치했다. 50여종의 VR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KT는 2020년까지 200여개로 게임방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살 수 있음에도 불구 KT는 왜 이 사업에 뛰어들었을까.
8일 KT 고윤전 미래사업단장<사진>은 KT 광화문이스트 사옥에서 가진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에서 “5세대(5G) 무선통신 시대를 앞두고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무엇일지 고민했다”라며 “VR게임방은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5G의 교두보”라고 밝혔다.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5G 조기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내년 상반기 상용화 예정이다. 5G는 향후 삶의 질을 결정하는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 5G의 킬러 서비스가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2월26일부터 3월1일까지(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8’에서도 이 고심이 엿보였다.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등이 시선을 받았지만 이는 아직은 먼 미래다.
LG유플러스 권영수 대표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MWC2018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 조기 상용화는 가능하겠지만 MWC2018에서 다른 통신사의 얘기를 들어보면 돈을 벌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5G 수익원으로 지금까지 나온 것은 증강현실(AR)과 VR”이라고 예상했다.
KT의 VR사업은 5G 시대 마중물인 셈이다. KT의 방향성이 가맹점이 아니라 플랫폼과 콘텐츠 수급에 맞춰진 것도 그래서다.
고 단장은 “게임업체도 VR게임 제작은 어려움을 겪는다. 기술 토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VR 콘텐츠 제작은 많게는 수억원이 들어가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KT의 기술을 적용해 콘텐츠를 만들고 브라이트뿐 아니라 원하는 곳이 있다면 적정한 가격에 플랫폼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생태계의 포식자가 아닌 생태계의 외연 확장을 위한 KT의 역할을 강조했다.
KT가 목표로 하고 있는 200여개 가맹점은 KT의 플랫폼을 도입하는 곳을 고려했다는 설명. KT는 MWC2018에서 스위스 VR사업자 세컨드월드와 VR 플랫폼 및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스위스뿐 아니라 유럽 공략을 같이 한다. KT는 브라이트를 개소한 것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지난 2016년부터 VR콘텐츠에 공을 들였다. 인터넷TV(IPTV)용 서비스는 이미 제공 중이다.
그렇다면 VR과 5G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무선랜(WiFi, 와이파이)나 유선인터넷으로 대체가 가능하지 않을까.
고 단장은 “그동안 VR 콘텐츠가 멀미를 유발하거나 어지러움을 동반했던 것은 콘텐츠와 시야의 불일치 때문이다. 5G의 초저지연 특성은 이를 상쇄해 VR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스페셜포스VR: 유니버셜 워’처럼 기기에서 선을 없애면 보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즐길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또 “기술과 5G가 만나는 지점을 당장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이 VR”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VR 콘텐츠 사업은 2020년 1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디바이스 호환성 확보 등 숙제도 많다.
고 단장은 “VR 확산을 위해선 기기 쪽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아직 기기가 고가고 착용감도 좋은 편은 아니다. 호환성 문제도 있다”라며 “시장은 각각 따로 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플랫폼과 콘텐츠를 공급하는 더더욱 판을 키우기 위한 KT의 역할도 중요하다”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