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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다. 하나의 현상이 사람에 따라 이렇게, 또는 저렇게 해석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안좋은 의미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저마다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니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의도가 개입돼 해석, 그리고 결과가 달라진다면 문제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국내외 이동통신 요금 비교가 논란이 됐다.

KISDI는 최근 활동이 종료된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 회의에서 코리아인덱스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준(PPP 환율 및 국가)을 적용해 주요 국가들의 이동통신 요금을 비교했다.

공교롭게도 결과는 정부의 의도대로 됐다. 우리나라의 저가 요금제는 스웨덴, 독일, 영국, 프랑스, 호주, 스페인, 미국,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등 11개국 중 중간보다 다소 비싼 6~7위인 것으로 나타났고 고가요금제에서는 가장 저렴했다.

당초 코리아인덱스의 요금비교는 대부분 요금제 구간에서 3~4위로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었다.

코리아인덱스 조사는 처음부터 우리 정부와 KISDI가 참여해 내놓은 요금 비교 방식이다. OECD, 메릴린치, 일본 총무성 등에서 내놓는 요금비교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반론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해당 연구는 KISDI가 진행했다.

하지만 KISDI는 같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반대의 결과를 도출해냈다. 고가요금제보다 저가요금제 혜택이 적어 보편요금제를 추진하는 정부의 정책추진을 제대로 서포트한 셈이 됐다.

KISDI의 이번 분석을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기준과 데이터, 분석 조건 등을 바꾸면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현상에 대해서도 바라보는 시각, 철학, 사는 지역 등에 따라 얼마든지 생각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기관이 같은 데이터를 놓고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았다. 충분히 ‘이현령비현령’이라 할 만 하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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