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한국에 살면서 재미있었던 경험, 예를 들면 카페에서 영어 발음으로 ‘카페 라테’ ‘바닐라 라테’이렇게 주문하면 직원분이 못 알아들어요. 그런 재밌는 상황들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었어요. 웃기고 재밌는 휘트니 스타일로.”(유튜브 크리에이터 휘트니)
“예전 캐나다에 갔을 때 한국 관련 뉴스는 북한 핵이나 군부대 지뢰 폭발 같은 자극적인 뉴스만 보도가 되는 것을 봤어요. 캐나다 사람인 세라와 국제결혼을 하면서 세라 부모님도 한국 생활에 대해 우려를 하셨어요. 그래서 한국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일상을 보여주기 위해 유튜브를 찍기 시작했어요.”(유튜브 크리에이터 이규호)
7일 유튜브는 서울 삼성동 구글캠퍼스에서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를 열고 ‘한국에서 일상을 전하는 외국인·국제부부 크리에이터’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휘트니, 에밀튜브, ‘2허츠1서울(2hearts1seoul)’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3인이 참석했다. 각각 미국, 영국, 캐나다 출신이다.
휘트니는 크리에이터 활동 초기 ‘한국 vs 미국’ 등 두 나라의 문화 차이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었다. ‘한국에는 집에 들어오면 신발을 벗고, 미국은 벗지 않는다’ 같은 내용을 영상에 담아 인기를 끌었다.
한국의 영어 시험문제를 푸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미국인이 영어 문제를 다 틀리자 시청자들이 재미있어했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액체 괴물 만들기’ 등 아이를 위한 콘텐츠부터 ‘먹방’까지 다양하게 영역을 확장했다. 먹방은 음식을 먹는 모습을 콘텐츠로 제작하는 것이다. 현재 휘트니 채널 구독자 수는 35만명, 전체 동영상 조회 수는 5000만 뷰를 넘었다.
이들은 한국 시청자들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에밀은 “한국 시청자들은 썸네일에서 음식이 안 나오면 조회 수가 엄청 떨어진다”며 “현재는 외국에서도 먹방 콘텐츠 인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 외국에서 외국 시청자를 위해 먹방을 만드는 경우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2허츠1서울 채널을 아내 세라 씨와 함께 운영하는 규호 씨도 길거리 음식 콘텐츠가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그는 “캐나다의 길거리 음식은 프렌치 프라이, 햄버거 이런 주류지만, 한국은 소주를 파는 포장마차 등이 한국만의 특징을 잘 살려낸 것 같다”며 “세라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도 호떡, 나중에 붕어빵, 떡볶이도 소개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수많은 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 중에서 외국인 콘텐츠는 더 주목받는 면도 있다. 한국 문화를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인이라서 한국에서 활동하기 더 어려운 점도 있다. 에밀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악플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주로 ‘양키 X키’같은 인종차별적 악플이다.
에밀은 “인종차별 악플이라고 훨씬 많이 아프지는 않다. 그냥 교육을 잘 받지 못한 사람이라 생각해 신경 쓰지 않는다”며 “오히려 콘텐츠에 대한 악플이 훨씬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악플 때문에 6개월 동안 댓글을 하나도 읽지 않기도 했다”며 “이제는 악플이라서가 아니라 반응이 제 콘텐츠에 영향이 갈까 봐 읽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사람은 안 나왔으면 좋겠다’ 같은 댓글 때문에 콘텐츠 방향이 바뀌는 것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만으로 수입 충당은 가능할까. 에밀은 “백수예요, 백수”라며 다른 수익원은 없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콘텐츠 조회 수 1000에 발생하는 수익은 2100원 정도다.
그는 “수익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제가 사랑하는 일 하고 있으니까”라고 강조했다.
휘트니 역시 “회사에서 컴퓨터 공학 관련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하자 엄마가 실망 했었다”며 “그러나 계속 하다 보니 엄마랑 같이 영상을 찍기도 했다. 엄마에게 인정받는 것 같아 행복했다”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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