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과 CJ E&M의 전격적인 합병, 그리고 한차례 매각추진을 경험했던 CJ헬로에 대한 LG유플러스의 인수설이 어제 오늘 통신방송시장을 강타했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최대주주 CJ오쇼핑)은 인수설, 매각설에 대해 한발 물러섰다.
18일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인수와 관련해 특정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CJ헬로도 “당사 최대주주(CJ오쇼핑)가 현재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발 빼는 모양새지만 ‘다각 검토’, ‘현재’ 등의 단어를 종합해 보면 인수나 매각을 완전 부인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업계반응을 종합하면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비롯해 딜라이브 등 MSO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팩트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 이슈가 불거질 때부터 MSO 인수에 관심이 있었고 현재진행형이다. 가격, 조건만 맞다면 인수는 가능해보인다.
문제는 CJ헬로다. 최대주주 CJ오쇼핑의 “현재 매각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은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CJ그룹은 이미 한차례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여기에 케이블TV 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든지 오래다. CJ E&M은 그룹내 방송플랫폼이 없어도 충분히 경쟁력이 강하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매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CJ헬로는 “우리가 다른 곳을 인수할 수도 있다”며 매각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 2015년 CJ그룹은 그룹차원의 플랫폼 ‘BIG PICTURE 전략’을 마련하면서 CJ헬로에 대해서는 MNO 역량 강화부터 매각, 통신플랫폼으로의 전환, 경쟁사 인수, 제4이동통신 사업 독자추진 및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 <본지 보도 : CJ그룹, 헬로비전 매각 대신 LGU+ 인수·제4이통 고려했었다>
재미있는 점은 통신플랫폼 전환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던 2015년 여러 대안 중 가장 가능성이 높았던 대안은 제4이동통신 사업 추진과 LG유플러스 인수 또는 합병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CJ그룹은 통신3사를 대상으로 인수합병이 가능한지를 검토했다. SK텔레콤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데다 SK브로드밴드의 100% 자회사 편입 등을 감안할 때 매각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판단했다. KT에 대해서도 소유구조상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차세대 사업투자를 위한 자금확보 등 LG그룹차원에서 일부 니즈를 보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CJ그룹은 약 2.5조원에 LG유플러스 지분 51%를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다. LG유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KT와 방송 2강 구도 형성이 가능하고 티브로드까지 인수할 경우 시장의 1위 지위 획득도 가능한 것으로 보았다.
물론, LG그룹이 LG유플러스에 대한 매각 계획이 없었고 투자회수에 대한 불투명 등의 이유로 통신플랫폼 전환은 없던 일이 되고 결국 매각카드가 선택됐다.
하지만 당시에도 CJ그룹은 CJ헬로에 대한 출구전략을 마련하면서 LG유플러스는 고려하지 않았다. 주요 사업자의 전략적 니즈와 자금여력,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SK 계열만이 CJ헬로의 인수사업자가 될 것으로 판단했고 실제 그렇게 추진됐다.
합산규제 이슈가 있는 KT는 원천 배제됐고 LG유플러스는 IPTV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니즈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신사업 투자를 위한 LG그룹 차원의 자금여력도 낮은 것으로 보았다.
CJ그룹은 SK와의 빅딜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OTT 경쟁력 강화 및 구조개선과 신규사업 추진 등이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CJ헬로는 OTT 포털 플랫폼을 목표로 OTT 사업을 강화 중이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인공지능 등 신산업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후 LG유플러스는 꾸준히 MSO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바이어만의 의지와 생각만으로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는다. 가격이 맞아야 하고 그룹차원의 시너지가 고려된다면 더 좋다.
CJ그룹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는 유료방송 2위에 알뜰폰 1위 사업자다. 케이블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케이블TV내에서는 가장 경쟁력이 높다. 헐값에 넘길수는 없다. 인수합병 카드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는 반드시 바이어가 LG유플러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LG유플러스의 의지, CJ그룹의 방송플랫폼에 대한 의지의 수준이 또 한번의 빅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