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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18] 스마트홈→스마트카→스마트시티, 4일의 여정 ‘폐막’…기대·우려 ‘공존’

- 말만 하면 집에서도 차에서도 맞춤형 서비스…때 아닌 정전, 인프라 중요성 환기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부터 12일까지(현지시각) 진행한 ‘소비자가전전시회(CES)2018’이 폐막했다. 4일의 여정은 CES2018은 한 해의 구도를 엿볼 수 있는 행사.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다. CES2018은 ‘스마트시티’로 귀결한다. 생각보다 가까이 왔다. 10년 전 우리 모두의 손에 PC가 들려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가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기술 그 자체를 과시하기보다 삶을 어떻게 윤택하게 하는지를 알려주려 노력했다.

스마트시티의 양대 축은 스마트홈과 스마트카다. 출발점은 스마트폰이다. 완성차 업체를 CES에서 보는 일은 이제 일상이다. 완성차 업체는 자율주행차를 강조했다. BMW는 극한 드라이빙 체험존까지 만들었다. 자동차 업체 본연의 경쟁력으로 관람객의 화제를 사로잡은 셈이다.

전통적 기기를 조작하는 도구 ‘손’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대부분 업체는 ‘목소리’를 스마트시티 시대 주요한 제어 방법으로 꼽았다. 옆 사람에게 말하듯 인공지능(AI) 비서에게 명령을 하면 그만이다. 스마트폰의 경험을 집에서 차까지 끌어들였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스마트폰에서 TV와 냉장고로 확산했다. 자체 AI가 없거나 미흡한 업체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를 택했다. 스마트홈 쪽에선 어시스턴트 스마트카 쪽에선 알렉사 채용 빈도가 높았다.

손의 위기는 전시장 구성까지 영향을 미쳤다. 음성으로 명령을 하려면 우선 목소리가 잘 들려야한다. 문제는 수많은 인파 즉 소음 속에서 시연을 해야 한다는 역설에 빠진다는 점. 유리로 밀폐한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체험을 하는 형태가 증가했다. 그렇지 않은 선택은 희비가 갈렸다. 삼성전자의 ‘디지털 콕핏’은 웃었지만 소니의 애완로봇 ‘아이보’는 울었다. 보쉬처럼 섣부른 시연보다 말풍선을 붙여놓은 사례도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은 동맥이다. CES2018은 5G를 기조연설 주제에도 넣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까지 흡수를 노린다. 밖에서 안에서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그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축적해야한다.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한 곳에 모아야한다. 클라우드가 필요하다. 자동차부품업체 하만은 관련 점유율 1위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자랑했다. 대용량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언제 어디에나 돌아다니려면 무선통신이 잘 깔려야한다. SK텔레콤은 5G 콕핏을 기아자동차와 전시했다.

5G는 4세대(4G) 이동통신의 주류인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280배 빠른 속도와 10배 빠른 응답속도가 목표다. 응답속도는 지연시간이라고도 부른다. 시속 150킬로미터로 주행하는 차에 명령을 내리면 LTE는 1미터 후 5G는 8센티미터 후 반응한다. 안전에 치명적이다. 5G가 돼야 자율주행차도 된다. 5G는 올 하반기 미국 버라이즌이 첫 상용화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가 7개 도시에 통신장비와 단말기를 공급한다. 국내도 조기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2월 평창 올림픽에서 시범 서비스 예정이다. 퀄컴은 5G 시대도 주도권을 가져가려고 인텔은 5G 시대에는 주도권을 가져오려고 경쟁했다. 엔비디아도 여기에 가세했다.

스마트시티는 로봇이 도우미다. 가정용 로봇을 비롯 각종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기를 꿈꿨다. 국내 회사 중에선 LG전자가 적극적이다. 가정용 로봇 ▲호텔 서비스 로봇 ▲카트 로봇 3종을 이 자리에서 공개했다. 앞서 상용화한 공항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사실 자율주행차도 로봇이다. 자율주행은 자동차뿐 아니라 자전거 등 바퀴 달린 전부가 타깃이다. 혼다는 로봇 유모차로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CES2018은 스마트시티는 결국 ‘인프라’라는 점을 깨닫게 해줬다. 전시에 참여한 수많은 기술이 가르쳐 준 것이 아니다. 10일(현지시각) 발생한 2시간여의 전시장 ‘정전’ 때문이다. ICT 기술의 총아였던 행사장은 순식간에 암흑에 갇혔다. 똑똑한 AI도 초고화질(8K)TV도 자율주행차도 전기가 없으니 먹통이 됐다. 기대도 우려도 정전 앞에 사라졌다.

스마트시티는 초연결 사회다. 초연결로 바뀔 삶에 대한 전기뿐 아니라 5G 통신망 등 도시의 인프라가 중요하다. 각종 센서와 폐쇄회로(CC)TV 등은 스마트홈과 스마트카에 사람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는 각종 정보를 전달한다. 이 역시 스마트시티 필수 인프라다. 인프라는 투자도 투자지만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정전은 지난 9일(현지시각) 내린 비가 원인이었다. 라스베이거스는 사막의 도시. 비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 어쩌다 내린 비에 변압기에 문제가 생겼다.

한편 개별 제품에선 TV가 본연의 경쟁으로 돌아와 주목을 받았다. TV를 어떻게 조작할 것인지(AI), 누가 더 잘 보여줄 것인지(8K 및 HDR10플러스), 어떤 기술이 콘텐츠 구현에 유리한지(마이크로LED) 경쟁이 치열했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TV ‘더 월’과 LG전자의 ‘올레드협곡’은 관람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라스베이거스(미국)=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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