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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대전②] 통신사는 왜 AI에 뛰어들었을까…SKT ‘누구’

- AI, 성능 및 서비스 기획력 ‘승부처’…자체 기술 있어야 미래 대응 가능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잇달아 인공지능(AI) 기기를 내놓고 있습니다. 현 단계 AI 기기는 음악재생, 날씨 알려주기, 일정관리 등 단순 개인비서입니다. 그러나 향후 AI는 개인비서를 넘어 스마트홈 허브로서 역할은 물론 자동차, 금융,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지털데일리>는 국내 ICT 기업의 제품 및 기술 경쟁력 그리고 향후 전략을 분석해 봅니다. <편집자 주>

통신사는 왜 AI를 연구하는 것일까. SK텔레콤 ‘누구’는 구글 ‘알파고’나 아마존 ‘알렉사’, 삼성전자 ‘빅스비’, 네이버 ‘클로바’ 등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 중 처음으로 지난 2016년 8월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했다. 지난 8월엔 휴대용 AI 스피커 ‘누구 미니’를 선보였다. 9월엔 T맵과 결합한 ‘T맵x누구’를 10월엔 스마트시계와 연동한 ‘준x누구’를 내놨다.

SK텔레콤 AI사업단 AI기술1본부 AI분석솔루션기술팀 윤경아 팀장은 “기술이 있어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똑같은 AI 같아도 ‘어? 다르네’를 발견하는 것이 소비자다. 자체 기술이 있어야 보다 면밀하게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라며 통신사가 AI를 연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AI는 지금의 터치처럼 향후 전 분야의 사용자경험(UX)이 된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전망. 그렇다면 남의 기술을 빌리는 것보다 직접 하는 편이 가장 적절하다는 것이 SK텔레콤의 결론이다.

윤 팀장은 “특히 한국어는 한국기업이 잘 하는 것이 당연하다. 남자 여자가 다르고 톤이 다르고 사투리가 다르다. 문자로 검색할 때와 음성으로 검색할 때가 또 다르다. 언어가 음성으로 의미를 담아 나온 형태, 즉 발화 데이터를 누가 얼마나 많이 확보하는지가 경쟁력인 이유다. SK텔레콤이 다른 AI 업체에 비해 한 발 먼저 시작한 점은 분명한 강점”이라고 말했다.

AI는 발화 데이터가 많을수록 음성인식과 그에 따른 행동이 정교해진다. 바둑 AI 알파고의 진화도 그랬다. 기보로 학습을 하고 실전을 통해 자기만의 수를 찾았다. 또 전 과목 공부를 어느 정도 하는 학생을 키울 것인지, 수학의 신동으로 키울 것인지와 비슷하다. 예전 구글 엔진을 빌려 음성검색을 제공하던 것과 천지차이다.

SK텔레콤의 누구의 적용 경로는 ‘어떤 데이터를 쌓을까’에 초점을 맞췄다. ‘일반 서비스’에서 ‘위치정보’로 관심을 넓혔다. 위치정보는 ICT업계 모두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다. 주소와 장소 관련 발화 데이터도 SK텔레콤이 먼저 모으기 시작하는 셈이다.

윤 팀장은 “결국 AI 성능과 서비스 기획력이 각사의 AI 명암을 가를 것이다. T맵x누구는 운전자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다. 여러 소음 속에서도 명확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선발주자로써 AI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같은 제휴사 음악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누구나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데이터 축적을 감안하면 이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진다.

윤 팀장은 “사람의 요구사항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어떤 데이터를 많이 흡수하느냐에 따라 AI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3~4년 후면 AI라고 지칭하는 것보다 세부적 내용을 얘기할 정도로 주변에 녹아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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