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선택약정할인율 확대 등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이 이어지고 있지만 고가 단말기 할부 부담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전체 가계통신비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변재일의원(더불어민주당)이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9월12~22일까지 열흘 동안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5.6%가 여전히 ‘가계통신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 단말기 출고가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지원금에 상응하는 할인률 상향 등 가계통신비 완화 정책의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을 점검하기 위해 추진됐다.
실제 이번 조사결과 프리미엄폰을 주력 판매하는 제작사인 삼성전자와 애플 이용자층에서 단말기요금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7.4%가 LTE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60대 이상에서도 70.7%가 LTE스마트폰을 이용했다. 단말기 제조사별로는 삼성전자(63.8%)가 제일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고 LG전자(19.7%), 애플(11.9%), 기타(4.6%) 순이었다.
특히, 점유율이 약 75.7%에 달하는 삼성과 애플 단말기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전체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단말기 할부금을 지출하고 있었다.
윤문용 녹소연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정책국장은 "삼성과 애플의 국내 판매전략이 고가프리미엄폰 위주로 신규출시모델의 출고가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이 통신서비스요금 할인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 및 애플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 3만원 미만의 단말기 할부금을 납부하는 비중은 평균대비 삼성 3.7%, 애플 26.1%인 반면 3만원 이상 단말기 할부금 납부하는 비중은 삼성(60.2%) 3.78%, 애플(82.6%)로 평균(56.5%)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원 이상의 단말기 출고가격은 가계통신비에서 단말기 할부금이 통신서비스 요금을 추월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최근 출시된 모델인 삼성의 갤럭시 노트8(256G)의 경우 단말기 출고가격은 125만4000원으로 가장 많은 국민들이 사용하는 요금대인 4만원대 요금을 기준으로 월 통신비를 추정하면, 단말기할부금의 비중이 통신서비스 이용금액을 훌쩍 뛰어넘는다.
스마트초이스에 올라온 노트8의 9월 초 지원금은 10만3000원이다.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선택하면 27만2000원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할인을 선택할 경우 전체 가계통신비의 60.1%(5만2250원)이 할부금인 셈이다.
곧 출시 예정인 아이폰X의 경우 국내 출시가격이 130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알려져 단말기할부금이 통신요금을 초과하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때문에 변재일 의원은 단말 제조사가 프리미엄 단말기 이외에 저가폰 판매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았다.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해외의 경우 프리미엄폰의 시장의 비중은 약 32%수준인 반면 국내의 경우 87.9%에 달했다.
변 의원은 "우리나라 소비자의 평균 단말 구입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상황을 감안한다면, 가계통신비 인하 이제는 통신서비스요금 인하만으로는 한계봉착한 것"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단말기 고부담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할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