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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가 옥석 가른다?…초조한 국내외 동영상 서비스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에서 유튜브뿐 아니라 트위치, 넷플릭스 등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심화되고 있다. 최장 연휴기간을 맞아 동영상 시청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이후 시장 점유율 변화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 같은 이용자 쏠림에 대해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으나 업계에선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때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몇년전부터 이러한 논란이 이어졌고 실제로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글로벌 사업자들의 성장세가 날로 높아지고 있으나 정부와 국회는 관련 사안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이용자수 폭발적 증가=닐슨코리안클릭의 모바일앱 동영상 카테고리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 뿐 아니라 트위치, 넷플릭스 등 신흥 해외 동영상 서비스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방송으로 유명한 트위치의 월간 총 체류시간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해인 2015년 대비 53배, 넷플릭스는 출시 1년만에 무려 87배 증가했다.

월간 순이용자수(MAU)도 큰 폭으로 증가세다. 유튜브는 2017년 8월 기준 23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트위치는 국내 지상파와 종편 콘텐츠 연합 플랫폼인 푹(pooq)의 이용자수를 추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키즈(아동) 서비스에서도 유튜브 쏠림이 심각한 수준이다. 닐슨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2017년 5월에 출시한 유튜브 키즈는 4개월 만에 월간 순 이용자수는 2배, 체류시간은 5배 이상 성장하며 국내 모바일 동영상 키즈 서비스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모바일 키즈 시장에서는 사실상 유튜브키즈에 대항할 서비스가 없다고 평가가 나온다.

반면 국내 동영상 서비스인 아프리카TV와 푹TV, 네이버TV 등 플랫폼의 성장률은 정체하거나 감소세다.

아프리카TV는 1년 사이에 100만명에 이르는 이용자들이 이탈해 현재 월간 순 이용자는 140만명에 머물고 있다. 카카오TV역시 출시 6개월이 넘었으나 구글플레이 기준 다운로드 100만건에 그친다. 네이버는 올해 1월, 기존에 고화질 생중계 중심의 네이버 미디어 플레이어를 네이버TV로 통합 개편한 후 정체기를 겪고 있다.

◆규제서 자유로운 글로벌 사업자들…‘우리는 미국회사’ 반응도=현재 글로벌 사업자는 국내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도 국외에 서버가 있다는 이유로 저작권이나 유해성 콘텐츠에 대한 행정적 제재에서 비켜나있다.

물론 국외 사업자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최근 성인 음란물로 이슈가 됐던 야후 텀블러가 ‘우리는 미국회사’ 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자율심의협력 요청을 거부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유튜브 키즈에서도 아동학대 장면이 연출된 영상을 올린 창작자가 한 국제구호개발단체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으며 아이 앞에서 인형을 자동차 바퀴에 짓이거나 짜장면을 지렁이라고 속여 먹는 등 자극적인 장면으로 정서적 아동 학대를 연출하는 동영상에 대한 비난이 이어진 바 있다.

◆법 잘 지킬수록 ‘역차별’ 심해지는 역설적 상황=반면 국내 사업자들은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이용자를 보호하고 법령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프리카TV의 경우 방송진행자(BJ)의 저작권 위반 행위 및 모니터링 등을 위해 전체 직원의 10%가 넘는 인력을 모니터링 요원으로 배치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도 모니터링 뿐 아니라 유해물 차단을 위한 기술 개발 등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선 비용을 들여 법을 잘 지킬수록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이 심해지는 역설적 상황을 맞게 된다. 이용자들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글로벌 서비스에서 저작권 제재를 받지 않은 영상물을 볼 수 있고 음란물 역시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각종 규제를 지켜야할 의무가 있는 국내 사업자들은 이런 상황을 눈 뜨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5초 광고‘ 비판 높아지나 SMR은 요지부동=국내 플랫폼도 서비스 경쟁력 확보에 몰두하고 있으나 여러 이해주체들과의 사업적 이해관계에 부딪쳐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주요 콘텐츠 사업자들의 연합체인 SMR과의 계약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유튜브와의 압도적 성장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SMR과 9대1의 수익배분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면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15초 광고’에 대한 이용자 불편이 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경쟁력 강화에 발목을 잡힌 형국이다. SMR은 동영상 감상 전에 삽입되는 15초 광고를 고수한다는 입장을 계약 체결 후 3년간 바꾸지 않고 있다. 포털 사업자들은 ‘15초 광고’에 대한 이용자 불편 사항이 많고 시청환경 개선 등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지만 SMR의 입장에 부딪혀 이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불편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국내서도 힘든데 해외 나가 더 크게 성장하라니…”=최근 배달의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이 김봉진 대표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1주년에서 “국내 IT기업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중”이라며 해외 서비스가 국내IT 시장을 잠식해가는 현상을 ‘디지털 식민지화’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어서 김 대표는 “배달의 민족 역시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집행하는 곳은 네이버가 아니라 유튜브”라며 “국내에서도 해외 기업보다 불리한 상황에서 싸우고 있는데 해외에 나가 더 크게 성장해오라는 것은 힘든 주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현되는 불공정한 국내 IT 시장환경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결단과 역차별 규제 해소 등이 필요하다”며 “탁상공론식의 논의가 계속되는 이 순간에도 해외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다”고 우려를 보였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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