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리쇼어링(Reshoring), 단어 그대로 제조업 본국 회귀를 말한다. 그동안 많은 기업이 해외로 나간 이유는 결국 효율이다. 원가절감, 물류비, 시간, 정부지원, 고객사 위치 등 여러 요소에서 걸쳐 국내보다 해외가 더 낫다고 판단한 결과다. 그러니 리쇼어링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해외보다 국내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 중소 수출기업 경쟁력 실태조사’에서 자가 제조시설을 보유한 1015개 중소 수출기업 가운데 리쇼어링을 계획한 기업은 4.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이들 기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9%가 해외 생산시설 확대를 고려하고 있을 정도다. 이뿐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해외 공장을 없애고 국내로 들어온 기업은 고작 85개에 그쳤다. 그나마 대규모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전부다.
어느 정권에서나 경제 문제 해결은 최우선 과제다. 정부 입장에서야 신규 투자처를 해외가 아닌 국내로 돌려주기를 바라겠지만 풀어야 할 실타래가 너무 많다. 단순히 세제혜택이나 규제 완화로만 이뤄질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인건비나 노조, 나아가 자금지원에 이르기까지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할 만큼의 매력이 있어야 한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경우 막강한 자금력과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해외 투자자 모집에 나선지 오래다. 미국 버금가는 내수 시장의 존재도 컸다. 그래서 몇 가지 제한을 걸었다. 가급적, 혹은 산업에 따라 합작이 필수적이라는 조건이다. 합작회사 형태여야만 중국에서 사업이 가능한 대표적인 분야는 자동차가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어떨까.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느냐 마느냐는 선택 사항이다. 하지만 해당 기업의 자금상황, 고객사 비중, 관세 등을 두루 따져봐야 한다. 예컨대 반도체는 무관세지만 디스플레이는 그렇지 않다. 제품의 크기가 디스플레이가 더 크며 고객사 비중에 있어서도 중국의 영향이 상당하다. 그러니 현지에 공장을 마련했더라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장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최근 정부는 우리나가 기업의 중국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경제보복을 염두에 둔 결과로 풀이된다. 이 와중에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의 몫이건만 은근히 반중(反中) 여론을 등에 업으려는 모습이 비쳐진다.
때마침 불어준 중국발 미세먼지는 이런 분위기에 양념을 치는 좋은 재료다. 중국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짐작은 가지만, 기업을 볼모로 등 떠밀기식 여론 형성으로 인한 대가는 결국 우리 모두가 져야 할 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 방문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때까지 인내밖에 답이 없을 것 같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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