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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창간기획] ‘증설, 또 증설’ D램과 낸드플래시 시황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반도체 산업에서도 변화의 물결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과 달리 우리나라는 명확한 로드맵 없이 지도 없는 항해를 펼쳐야 한다. D램과 낸드플래시라는 메모리반도체 경쟁력을 확고히 하면서도 새로운 제품을 대비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의 정보처리 속도는 이전과 더 빨라질 것이고 용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에 발맞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계획을 살펴본다.

기사순서
① 메모리 중심 반도체 세상, 탈(脫) CPU 가속화
② ‘증설, 또 증설’ D램과 낸드플래시 시황은?
③ 차세대 반도체, 소재와 적층에서 판가름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반도체 시장이 호황이다. 여기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와 같은 메모리반도체가 중심에 있다. 중앙처리장치(CPU)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도 상승세에 있지만 메모리반도체와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 이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D램,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D램은 올해 642억달러(약 72조1900억원)로 2위인 마이크로프로세서유닛(MPU, 171억달러)의 3배 이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낸드플래시는 워낙 시장의 수요가 강하다. 과거 50% 이상을 기록했던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20%대로 낮아져 있어 안정적으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런데 현재의 반도체 호황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황이라는 것이 언제까지나 맑을 수는 없기 때문에 공급과잉으로 인해 불황이 언제든지 닥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종의 무혈(無血) 호황이다. 4차 산업혁명 선제투자의 성격으로 많은 양의 D램과 낸드플래시가 필요한 상태이지만 공급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D램의 미세공정 전환의 어려움, 전형적인 장치 산업의 특성, 치킨게임 이후 경쟁구도에 변화를 보인 결과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가장 큰 불확실성은 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인한 성장 정체였다. 지금도 이런 상황은 큰 변화가 없다. 연간 15억대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은 수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교체수요에서 기기 하나에 탑재되는 D램·낸드플래시 용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바꿔 말하면 후방산업의 제한적인 공급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인해서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재고량을 적절히 유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자 우선이 분명하지만 과도한 수익성 증가는 세트업체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오는 2019년 공급과잉으로 조정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시기까지 특별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새롭게 발생하지 않으면 중국 반도체 업체의 본격적인 득세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급 불균형 해소가 가장 큰 목적=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과거 치킨게임으로 인한 내성이 생겼다는 점이다. 무리해서 증산보다는 적절한 통제와 고부가가치 라인업의 확대로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이유는 기술적인 문제다. 삼성전자는 D램 미세공정 전환의 어려움으로 캐파(Capa·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는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이런 추세를 감안한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액은 150억달러(약 16조9500억원)에서 220억달러(약 24조8600억원)가 점쳐진다. SK하이닉스도 올해 투자규모가 늘었다. 2015년 투자액은 6조6500억원, 지난해에는 6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는 중국 우시 공장의 보완 투자를 더해 7조원 이상을 예상했으나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으로 2조6000억원 더 늘어난 9조6000억원으로 늘린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투자액이 최대 854억달러(약 96조58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27%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은 장비와 실리콘 웨이퍼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6월 북미반도체 장비출하액이 22억9000만달러(약 2조57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3.4%(17억2000만달러) 상승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리콘 웨이퍼의 경우 올해 2분기 29억7800만제곱인치를 기록해 전분기 4.2%, 전년 동기 대비 10.1% 면적이 늘었다.

한편으로는 반도체 업계의 인수합병(M&A) 트렌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반도체 업계는 굵직한 M&A가 이어졌다. 아바고-브로드컴, 인텔-알테라, 퀄컴-NXP 등으로 이어졌으며 올해는 도시바가 매물로 나왔다. 시높시스, 케이던스와 함께 세계 3대 반도체 설계 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EDA) 업체로 꼽히는 멘토지멘스비즈니스의 월든 C 라인스 회장은 “M&A로 인해 집중 현상을 우려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탈 집중이 이뤄지고 있다”며 “2003년 매출액 기준 톱50 업체의 전체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98.6%였지만 2016년 이 수치는 96.2%로 오히려 2%포인트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M&A로 업체의 수가 줄었고 성숙도가 늘어났으나 이런 추세와 관계없이 연구개발(R&D) 비용은 지난 35년 동안 13.8% 내외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라인스 회장은 “M&A가 통합을 이야기하지만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이고, 전문성을 강화한 업체가 일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이수환기자 블로그=기술로 보는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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