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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술이 뜬다…재미 위한 VR이 시각장애인 도우미로

- 삼성전자 C랩, 시각보조 앱 ‘릴루미노’ 무료 배포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스마트폰과 증강현실(AR)을 통해 시작장애인의 불편을 덜어주는 기술이 등장했다. 고가의 시각보조장치를 누구나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10만원대의 가상현실(VR) 기기로 대체하는 것이 골자다.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C랩(Creative Lab)의 산물이다.

18일 삼성전자는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각보조 애플리케이션(앱) ‘릴루미노(Relúmĭno)’를 공개했다.

시각장애인 중 전혀 볼 수 없는 전맹인은 14% 정도. 나머지 86%는 빛과 명암은 구분할 수 있는 저시력자다. 릴루미노는 이들 저시력자의 불편을 덜어주는 앱이다.

오는 20일부터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갤럭시S7’ 이후 스마트폰과 스마트폰에 호환하는 ‘기어VR’이 있으면 된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받아들인 영상을 AR로 변환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바꿔준다.

▲윤곽선 강조 ▲색 밝기/대비 조정 ▲색 반전 ▲화면색상필터 기능은 백내장, 각막혼탁 등의 질환으로 인해 시야가 뿌옇고 빛 번짐이 있거나 굴절장애와 고도근시를 겪는 시각장애인에게 유용하다. 섬 모양으로 일부 시야가 결손된 ‘암점’과 시야가 줄어든 ‘터널시야’를 가진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미지 재배치 기능도 제공한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삼성전자 조정훈 CL(Creative Leader)은 “임상시험 결과 최대 교정시력 0.8~0.9까지 기대할 수 있다”라며 “재미를 위한 VR이 누군가에겐 등불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한빛맹학교 김찬홍 교사는 “고가의 확대독서기 등을 대체해 저시력자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뿐 아니라 보행환경을 개선해 저시력자의 이동권을 보장해준다는 의미도 있다”라며 “이 사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돼 실버세대 등 저시력자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릴루미노에 대해 1년 더 후속과제 진행을 결정했다. 착용불편을 개선키 위해 안경형 제품 개발에 나선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릴루미노는 전 세계 2억4000만명의 시각장애인의 삶을 바꿔줄 ‘착한 기술’”이라며 “후속 과제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C랩을 도입한 것은 지난 2012년. 지금까지 총 180개 과제를 수행했다. 750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스타트업으로 독립한 과제는 25개다. 독립할 경우 삼성전자가 해당 기업의 지분 20% 내외를 갖는다. C랩을 통해 획득한 특허는 삼성전자 소유다. 스타트업으로 독립하면 그 회사가 특허권을 보유한다.

이 상무는 “실패해도 불이익은 없다. 2020년까지 전체 연구인력 중 1%는 C랩 경험을 쌓는 것이 목표”라며 “삼성전자는 생태계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지원을 하는 것이고 창업한 회사를 다시 삼성전자가 수천억원을 들여 사들이거나 상장을 하게 되는 날까지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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