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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웅 칼럼

[취재수첩] 요금인하 일방통행 정답인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조정을 앞두고 정부와 통신사업자들이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묵묵히 갈길 가겠다는 입장이고 통신사들은 소송불사를 외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ICT 주요 사업자와 정부간 볼썽사나운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누구도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무더기 통신요금 인하 정책을 발표한 정부 입장에서는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여태껏 제대로 해본 적 없는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이번 정부에서는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일방적으로 수천억 손실을 강요하는 정부 방안이 달가울 리 없다.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업계의 현실은 감안하지 않고 일방통행하는 정부가 야속하기만 하다.

지금은 힘과 힘의 대결이다. 사업자가 굴복하거나 소송전을 벌이거나 둘 중 하나다. 사업자들이 정부방안을 수용, 또는 굴복하든 어찌됐든 정부 계획대로 결론이 나더라도 후폭풍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사업자가 정부 안을 수용해 요금할인율을 확대하고 보편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당장 이용자 편익은 확대된다. 하지만 통신사 분석대로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심각한 비용통제에 들어갈 경우 통신은 물론, 전체 ICT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5G 투자나 줄어드는 단말기 지원금 등을 감안할 때 '소탐대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진지한 검토 없이 던졌던 기본료 폐지는 사실상 무산됐다. 대안으로 요금할인율 확대, 보편요금제 도입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이디어부터 정책수립까지 불과 2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요금인하에 따른 영향 분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사업자와 충분한 협의는 진행됐는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실패한 요금정책, 경쟁정책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사업자에게 떠넘기는 모습이다.

과기정통부의 역할은 단지 가계통신비만 낮추는데 있지 않다. ICT,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적 역할을 할 네트워크, ICT 산업에 대한 중장기적 비전, 발전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요금 부담을 낮추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다. 중요한 것은 과정과 방향이다. 힘으로 눌러 문제를 해결할 경우 다른 곳이 부풀어 오를 수 밖에 없다. 데이터 등 이용량 증가세를 감안하면 수년 뒤 똑 같은 이슈로 갈등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차제에 근본적 처방을 찾아야 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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