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LG CNS가 금융자동화기기(ATM) 사업부 매각에 나섰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 CNS의 금융자동화기기를 담당하는 금융자동화사업부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CNS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금융자동화사업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국내 ATM시장은 LG CNS 금융자동화사업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ATM 시장은 지난 2010년까지는 4개 업체가 과점해오다 2011년 5월, 청호컴넷이 FKM의 인수를 결정하면서 3개사 구도로 재편됐다. 노틸러스효성과 LG엔시스, 청호컴넷의 시장구도는 LG CNS가 2013년 LG엔시스로부터 금융자동화사업을 양수받으면서 새로운 3자 구도로 이어져왔다.
LG CNS는 지난 2013년 1월 LG엔시스로부터 금융자동화사업을 인수해 금융SI 역량과 결합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난해에는 BNK 부산은행에 지정맥 인증 기술이 도입된 스마트 ATM을 공급하는 등 비대면실명거래 등 최신 금융IT 기술에 대응하는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 ATM 시장의 불황은 신제품의 출시 등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G CNS의 2016년 누계 ATM 생산실적은 2993대로 지난 2014년 7442대와 비교하면 현저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ATM을 생산하는 평택공장의 2016년 4분기 월평균 가동률은 80.3%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은행의 지점 축소와 맞물려 ATM의 수도 감소하고 있다. 전체적인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2010년부터 국내 ATM 시장포화는 ATM업체들에게 숙제로 다가왔지만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는 못했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맞물려 편의점에서 사용되는 소형 ATM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지만 LG CNS는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서지 못해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노틸러스효성이 케이뱅크와 GS25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ATM 물량 확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편 이번 매각 검토에 따라 올해 말 까지 투자 진행이 예정돼 있는 LG CNS 평택 제2공장의 향방도 관심이다. LG CNS는 경기도 평택시 진위산업 단지 내 약 3500평 규모의 평택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LG CNS는 ATM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15년 786억원을 투자해 평택제2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투자를 진행해왔다. 현재까지 246억원이 투자됐다.
업계에서는 LG CNS가 ATM사업 매각을 통해 하드웨어 역량보다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역량에 보다 집중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금융자동화기기 시장은 국내에서 포화단계에 접어든 지 오래지만 금융서비스와 결합해 새로운 사업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모바일 금융서비스의 급격한 발전으로 ATM의 역할은 오프라인 지점을 대체하는 수준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론 비대면시장이 발전할 수록 오프라인에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ATM의 역할론이 새롭게 정립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스마트폰이 MP3플레이어 시장을 고사시킨 것 처럼 금융거래 채널로서의 ATM 역할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금융 자동화기기의 영역이 보다 확대되고 있어 LG CNS는 하드웨어 보다 이를 운영하는 서비스에 보다 초점을 맞추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 CNS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에 적용된 디스플레이와 운영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엔 우리은행에 LG전자가 생산하는 음성인식 로봇 상담원 ‘알파’에 운영체제 및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 공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