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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선 찬밥 신세였던 ATM...극적인 부활 조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자동화기기(ATM) 시장의 주요 수요처가 은행권에서 유통업계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ATM은 예전부터 저가 공급 논란 등에 휩싸이며 일각에서는 사양 산업(?)으로까지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의 비대면채널 강화와 인터넷은행 출범과 맞물려 ATM의 역할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100% 비대면으로 금융거래가 이뤄지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유일한 오프라인 접점 중 하나가 바로 ATM이라는 점에서 ATM은 재조명되고 있다. 이전까지 은행이 최대고객이었던 ATM시장이 유통 등 타 업종에서의 수요증가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물론 기존 금융사들은 매년 꾸준하게 ATM 사업을 발주하고 있다. 올 하반기 주요 ATM 도입 사업으로는 우정사업본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 사업이 눈에 띤다.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우체국금융 금융자동화기기의 내용연수 경과에 따라 노후장비 교체, 365자동화코너 확대 및 신설 우체국 개국, 철거 등에 대응하기 위한 700여대의 ATM 도입 사업을 발주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7월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하고 10월까지 설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1000여대 규모의 ATM 도입 사업을 발주했다. 새마을금고에 보급된 자동화기기의 공급계약 만료 및 고성능 ATM 도입을 목표로 6월 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하고 2018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은행권의 ATM 도입은 사용연한 도래에 따른 교체의 성격이 강하다. 또 매년 반복되는 사업인데다 은행권 지점축소와 맞물려 전체적인 수는 급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은행 자동화기기 수는 2014년 말 5만3562대에서 2016년 말 4만8474대로 줄어들었다.

이렇게만 보면 ATM 시장은 사양시대로 접어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이들과 손잡은 유통사다.

케이뱅크와 GS리테일은 전국 약 1만1000여 개의 GS25 편의점에 스마트ATM을 보급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약 1600대 정도 설치해 나가며, 2020년까지 약 5000대의 스마트ATM을 순차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GS리테일은 노틸러스효성과 계약을 맺고 ATM 도입에 나서고 있다. 편의점 등 한정된 공간에 설치돼야 하는 만큼 규격요건이 까다롭다. 일반 은행 ATM에 비해 폭이 작은 것이 특징이다. LG CNS의 경우 아직 폭이 좁은 ATM은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 출범을 준비중인 카카오뱅크는 ATM 운영 방안에 대해 주주사 중 하나인 KB국민은행과 ATM 공공이용과 관련해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다른 주주사인 CU편의점에 설치된 ATM 활용 방안도 논의 중이다.

비대면거래가 늘어나며 오프라인 지점에 대한 역할론은 현재 각 금융사마다 고민에 빠져있는 부분 중 하나다. 다만 ATM운영에 있어서는 금융사마다 전략이 다소 상이하다. 한국씨티은행은 80%의 지점을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ATM을 통해 일부 기능을 대체한다는 전략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역시 ATM을 대고객 서비스의 오프라인 접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인 가운데 시중은행 들은 ATM에서 벗어나 로봇형 ATM, 창구업무에서의 모든 금융거래를 수용가능한 ATM 및 관련 업무 개발 등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한때 사양산업으로까지 치부되던 ATM이지만 비대면거래 시대가 본격 부활되며 새로운 역할론에 각 금융사들이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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