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현재의 모습을 대부분 유지하는 것으로 조직개편이 마무리됐다. 물론, 내년 이후 2차 개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과학과 ICT의 동거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어지게 됐다.
흔히 과학은 마라톤, ICT는 단거리 경주에 비유되곤 한다. 같은 육상처럼 보이지만 나름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과학과 ICT 결합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두 영역의 근본적인 차이도 있었겠지만 조직 및 문화 자체가 유기적으로 융합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컸다. 어느 공무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과학과 ICT간 힘겨루기는 미래부 출범 후 한동안 지속됐다. 한가족이 됐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기 보다는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상당기간 이어졌다.
과학기술은 과기부가 해체된 이후 교육부와 동거를 하다가 ICT와 새집을 차렸다. ICT는 정통부 해체 이후 지경부, 방통위, 문화부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가 다시 미래부가 되면서 예전의 ICT 기능을 회복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직에 큰 변화가 생기다보니 자연스레 방어적이고 우리끼리 문화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과 ICT가 매우 잘 어울린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이질적이지도 않다. 원천기술은 궁극적으로는 사업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
그동안 과기부 출신이 통신, 인터넷 등을 경험하고 ICT의 과장들이 과학기술 예산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섞이라는 것은 20년간 우주개발에 몸담었던 공무원에게 방송 정책을 맡기는 것이 아니다. 소프트웨어만 했던 공무원을 원전, 물리화학에 보내는 것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섞인다는 것, 융합이라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 결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직접 경험해야 이해할 수 있다면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서로의 가치관을 존중하는 것이 융합의 시작이라고 본다.
다시 한 번 기회는 주어졌다. 물론, 미래창조과학부라는 부처는 다른 명칭을 바뀔 것이다. 어떤 목표를 이름에 담을지 아직 알 수 없지만 과학과 ICT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먹여살리고 앞으로도 그래야만 하는 중요한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4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과학과 ICT가 멋진 2인3각으로 향후 5년간의 레이스를 멋지게 마무리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