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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통신사, 기본료 대신 다른 당근 찾기 '고심'

- 데이터 이월 등 합리적 인하 모색…탄핵 연루 사과·비정규직 문제 해결 제안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가 지났다. 정부의 방향성이 윤곽을 보이고 있다. 새 정부를 이끌어갈 인물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내놓은 공약을 정돈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새 정부의 정책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판알을 튕기는 손길이 바쁘다. 통신업계도 마찬가지다.

26일 통신업계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 실행 청사진이 어떻게 결정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자리 창출 관련 움직임 역시 관심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선거에서 기본료(월 1만1000원) 순차 폐지를 약속했다. 2세대(2G)와 3세대(3G) 이동통신 가입자의 기본료를 우선 폐지하는 방향이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2G와 3G 가입자는 총 1450만7022명이다. 기본료를 없앨 경우 이들은 월 1만1000원의 통신비 절감을 통신사는 월 1595억7724만2000원의 매출 감소가 발생한다.

통신사는 기본료 폐지 반대다. 다만 정부와 직접적 날을 세우는 것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겉으론 정부의 기조에 따르겠다며 물밑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 24일 SK텔레콤 박정호 대표<사진 왼쪽>가 ‘월드IT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했던 말이 대표적이다. 그는 기본료 폐지 등에 대해 “정부 정책방향에 최대한 협조하겠지만 통신 산업이 부흥할 수 있도록 전문가 등과 여러 가지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당시 SK텔레콤은 기자들에게 박 대표 발언의 의미는 문자 그대로라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정부정책 방향 협조와 통신 산업 부흥은 기본료가 없어지면 성립하기 어려운 등식이다. 기본료 폐지 대신 통신업계가 수용할 수 있는 통신비 인하책을 찾아야 한다는 제안인 셈이다. 통신사는 정액 요금제 데이터 이월 등을 내놨다.

KT는 국내 무선랜(WiFi, 와이파이) 소비자 단체의 핫스팟 개방 압력을 받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다른 통신사 이용자도 각사 핫스팟 접속을 허용한다. 국내 구축 무선랜 핫스팟 중 절반 가까이가 KT 핫스팟이다. KT는 “무선랜을 경쟁사와 차별점으로 육성한 탓에 무료 개방은 기업 투자 의욕을 꺾는 요구”라고 반발했다. 대신 한국 중국 일본 무선랜 로밍 무료화 추진 카드를 꺼냈다. 다만 성사가 불투명한 내용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자리 창출은 문 대통령의 첫 업무명령이다. 비정규직 문제도 포함된다. 통신업계 서비스 인력 외주화는 대표적 비정규직 문제로 꼽혔다. 올해도 열악한 근무조건 탓에 연초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일하던 특성화고 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는 오는 2018년 7월까지 모든 홈센터 직원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6월 자회사를 설립한다. 정규직 채용은 약 5200명 규모다. SK브로드밴드가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면 LG유플러스만 협력사 비정규직 문제가 남는다. LG유플러스는 아직 명확한 설명은 내놓지 않았지만 난처한 처지다. LG유플러스 권영수 대표<사진 오른쪽>의 고심이 깊어진다.

한편 단말기유통법 합헌 결정과 지원금 상한제 조기폐지 추진도 통신사는 달갑지 않다. 단말기유통법이 그대로인채 상한제가 폐지되는 것은 통신사에겐 재앙이다. 현 체제대로면 지원금을 올리면 요금할인도 올려야한다. 지원금을 올리지 않으면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과도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는 비판도 감수해야한다. 매출과 이익 감소를 감수하며 고가 단말기를 팔아줘야 할 판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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