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랜만에 나란히 웃었다. 지난 1분기 양사는 ‘깜짝 실적(Earnings Surprise, 어닝 서프라이즈)’을 달성했다. 역대 최고 1분기를 보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가 효자다. LG전자는 가전이 복덩이다. 둘 다 악재가 쌓인 휴대폰도 선방했다. 연간 전망도 나쁘지 않다.
지난 7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7년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50조원과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K-IFRS 연결기준 14조6605억원의 매출액과 921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분기 영업이익 기준 삼성전자의 9조9000억원과 LG전자의 9215억원은 양사 모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3분기 10조1600억원 LG전자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지난 2009년 2분기 1조2438억원이다.
삼성전자의 강세는 반도체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를 D램 553억달러(약 62조8200억원) 낸드플래시 485억달러(약 55조1000억원)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1위다. 업체별 점유율과 순위는 깨지기 어려운 구조다. 1분기 삼성전자의 세트 사업은 숨을 골랐다. TV의 경우 2017년 신제품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TV 신제품은 2분기 본격 시장에 공급한다. 휴대폰 역시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갤럭시S8·8플러스’ 출시도 2분기로 미뤄졌다. QLED TV와 갤럭시S8·8플러스가 제 역할을 한다면 삼성전자의 고공행진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LG전자의 봄날은 가전이 이끌었다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는 휴대폰 부진으로 위기에 처한 회사를 지탱해왔다.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로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H&A사업본부를 이끌던 조성진 부회장은 올해부터 LG전자의 선장으로 나섰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를 전면에 내세운 TV사업도 순항이다. 휴대폰은 작년 4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구조조정을 통해 다시 뛸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2분기 스마트폰 ‘G6’의 전 세계 공급 시작은 반등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LG전자는 세트 사업이 주력인 탓에 마케팅비를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의 변수다.
한편 양사의 2분기도 밝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LG전자는 가전이 밑바탕이라는 점은 변화가 없다. 반도체 호황은 계속된다. 가전은 에어컨이 가세한다. TV와 휴대폰은 맞대결이다. 특히 갤럭시S8과 G6의 북미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그래도 2분기는 신제품 효과가 있는 시기여서 양쪽 다 웃을 가능성이 높다. 희비가 엇갈리는 때는 추가 주문으로 치고 나가야하는 3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