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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카카오 키즈’는 더 이상 없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임업계에 ‘카카오 키즈’로 불리는 업체들이 있다. 선데이토즈, 넥스트플로어, 파티게임즈, 데브시스터즈로 모두 카카오게임 플랫폼 오픈 초기에 입점해 대박을 일궜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규모 업체 시절, 자체 개발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면서 컸다는 점도 같다. 넥스트플로어를 제외한 3개사는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지난 2~3년 전만해도 카카오 키즈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었다. 모바일 메신저와 결합한 카카오게임 플랫폼의 시기적절한 등장이 큰 보탬이 된 가운데 게임 개발력만 갖추고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실제 사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가 지날수록 카카오 키즈에 대한 평가가 뒤바뀌고 있다. 선데이토즈와 넥스트플로어의 경우 꾸준히 흥행작을 배출하는 등 상황이 괜찮은 편이나 파티게임즈와 데브시스터즈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파티게임즈는 지난 2014년 11월, 상장 이후 분기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흑자전환은 잠시였다. ‘아이러브커피’ 이후 이렇다 할 후속작이 없어서다. 중국에서 수입한 ‘아이러브니키’의 성공으론 전세 역전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최대주주가 창업자에서 모다정보통신으로 바뀌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014년 상장한 이후 잠잠한 행보를 보였다. 쿠키런이라는 단일 게임으로 상장까지 이뤘으나 한참동안 후속작이 없었다. 예상보다 늦은 시기에 후속작을 내놨지만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이 회사는 최근 사업 전략 발표회를 통해 오는 3분기부터 신작을 출시한다고 공언했으나 시장에선 냉정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파티게임즈와 데브시스터즈 모두 상장 이후 고전했다. 2세대 카카오 키즈라고 불릴만한 썸에이지와 액션스퀘어도 상장 이후 적자 늪에 빠졌다. 이 회사들도 상장 이후 단일 게임에 치우친 매출 구조 탈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한때 잘나가던 카카오 키즈 업체들이 하나같이 적자 행진을 이어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여기에 국내 중소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미래가 투영된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이제 중소 개발사가 퍼블리셔 없이 직접 서비스를 통해 성공을 꾀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시장이 됐다. 자본을 갖춘 대형사 위주의 시장이 자리 잡았다. 이런 가운데 업계 내에선 자체 개발보다는 중국산 게임을 수입해 쉬운 길로 가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중국 등 외산 게임의 시장 진입도 본격화된 지 오래다.

카카오도 직접 게임 소싱과 퍼블리싱으로 수익 확보에 나서면서 예전만큼 모바일게임 등용문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가 국내 모바일게임 생태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시장 선순환 역할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타깝지만 이대로 간다면 중소 게임사의 롤모델(본보기)이 됐던 ‘카카오 키즈’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 본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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