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배터리 안정성 대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지난해 9월 2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발표 직후 천안사업장에 비상상황실을 꾸리고 ‘제품 안전성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TF에는 ▲개발 ▲제조·기술 ▲품질·검증 등 3개 분과에 임직원 100여명을 투입한 역대 최대 규모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우리는 지금 회사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 모두 함께 모여 극복해 환골탈태할지 아니면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져 갈지 우리의 각오에 달려있다”며 일일 진척 상황을 챙기면서 문제점을 발본색원했다.
먼저 개발부문에서 안전성 관리항목을 확대했다. 갤럭시노트7 이슈에서 문제점으로 발견됐던 극판 눌림 등의 현상을 근원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개발 단계의 세부 관리항목을 강화했다. 제조·기술부문에서는 전수 엑스(X)-레이 검사 프로세스를 추가했다. 기존 샘플링 방식이 아닌 모든 생산량에 대해 X-레이 검사를 실시해 100만분의 1의 확률도 놓치지 않도록 ‘제로 디펙트(Zero Defect)’ 시스템을 구축했다.
품질·검증부문에서는 완제품에 대한 검증을 크게 강화했다. 샘플 수를 기존 대비 1000배 이상인 수만 셀 단위로 늘렸다. 아주 미세한 불량도 잡아낼 수 있도록 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쌓인 기술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철저한 검증 환경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삼성SDI는 전 부문에 안전성 관련 약 1500억원의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개선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제3기관에 의뢰해 개선 전과 후의 제품을 평가 받아 안전성이 개선됐다는 객관적인 검증결과를 확보했다.
이러한 혁신 노력 검증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한편,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최근 수주와 매출로 이어지는 턴어라운드 신호를 보이겠다는 것. 삼성SDI의 폴리머 배터리 판매량은 이미 작년 11월부터 갤럭시노트7 리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올해 1분기에는 갤럭시노트7 이슈 이전보다도 대폭 신장할 전망이다. 더불어 제품 안전성 재점검 효과로 자동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고객 수주활동도 청신호를 보이고 있어 위기가 기회가 됐다는 내부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SDI는 앞으로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안전성 관리 센터를 신설해, 설계 공법, 제조 혁신을 지속해 제품 안전성 기술력을 배양하는 한편, 안전성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배터리 안전성 전 부문을 통합해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조 사장은 “제품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업무 관행을 정착시켜 우리의 새로운 DNA로 각인시키자”며 신년사를 통해 올해 핵심 경영 키워드를 ‘제품 안전성’으로 뽑고 이를 기업 문화로 심어 나갈 방침임을 밝혔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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