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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국내 출시는? AR의 최종진화는?…나이언틱 고민 들어보니

데니스 황 나이언틱랩스 비주얼·인터랙션디자인 디렉터(이사)
데니스 황 나이언틱랩스 비주얼·인터랙션디자인 디렉터(이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모바일게임 역사를 새로 쓴 ‘포켓몬고’의 개발사 나이언틱랩스(www.nianticlabs.com)의 고위 관계자가 방한했다.

한국계 미국인 데니스 황 나이언틱랩스 비주얼·인터랙션디자인 디렉터(이사)<사진>가 1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국내 미디어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황 이사가 증강현실(AR)게임인 포켓몬고의 사용자경험(UX) 디자인을 총괄했다고 보면 된다.

포켓몬고는 개발사 공식 집계로 전 세계 5억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한국은 물론 중국 등 정식 출시가 되지 않은 지역이 상당한데도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황 이사는 출시 초반 폭발적 반응에 대해 “당초 예측한 서버 접속수의 10배의 서버를 준비했는데, 실제 론칭 이후엔 10배 예상한 것의 50배의 접속수가 나왔다”고 회고했다.

◆“곧 국내 출시는 오보”…끝내 입 닫은 국내 출시 일정=국내 게임업계와 이용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포켓몬고’의 출시 일정이다. 황 이사는 이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도 시원스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황 이사는 ‘포켓몬고’가 국내에 곧 출시된다는 보도에 대해 “약간의 오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간략한 출시 일정이라도 밝혀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빠른 시일 내 열리도록 노력 중”이라고만 답했다. 연내 출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조만간 좋은 소식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도로만 말했다.

◆지도 데이터 해결책 찾았지만…포켓몬고 적용은 미정=나이언틱랩스의 첫 증강현실(AR) 모바일게임 ‘인그레스’는 지도 데이터가 연동되지 않은 채 국내 서비스됐다. 국내 이용자들은 지도가 나와야할 부분에 텅 비어있는 검은 화면을 보면서 게임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외 게임 작동엔 문제가 없었다. 국외 인그레스 버전은 구글 지도와 연동된다.

지난 주말 나이언틱랩스가 서울 잠실 등지에서 주최한 인그레스의 글로벌 오프라인 이벤트 진행을 위해 국내 서비스에도 지도 데이터를 전격 적용했다. 게임 내에 도로가 표시된다. 어떤 지도 데이터를 쓴 것이냐는 질문에 황 이사는 “데이터 소스는 발표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일각에선 오픈소스 방식으로 이용자들이 직접 지도를 완성하는 오픈스트리트맵(OSM) 데이터를 쓴 것이란 추측을 내놓고 있으나 확실한 것은 아니다.

황 이사는 인그레스에 지도 데이터 연동이 지속될지 국내 출시될 포켓몬고에도 이 데이터가 적용될지에 대해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여러 계약이나 장담을 못하는 상황인거 같다”고 말했다.

◆포켓몬고, 애플워치 버전 연내 출시=포켓몬고가 곧 애플워치에서도 구동될 전망이다. 연내 애플워치 버전이 출시된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워치버전은 출시 미정이다.

황 이사는 “스마트워치 포켓몬고는 별도 게임이 아니라 스마트폰게임의 일부”라며 “전화기와 연결된 백그라운드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보조 서비스 앱인 셈이다. 매번 폰을 꺼내서 어떤 포켓몬 캐릭터가 나타났는지 확인할 필요 없이 애플워치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알림 확인이 아닌 본격적인 게임을 위해선 애플워치 대신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되는 식이다.

◆“포켓몬고 AR이 걸음마 수준이라는데 동의”= 황 이사는 포켓몬고의 AR이 걸음마 수준이라는 일각의 평가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AR만 구현된 상태로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았다는 얘기다. 내부 연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황 이사는 “초기 운영 버전은 단순하게 핸드폰카메라를 쓴 그런 것인데, 하드웨어가 발전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여러 기계들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어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적용을 검토 중인 기술로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거론했다. 일상생활에선 자동차 계기판 대신 앞 유리에 속도 등 여러 운행 정보를 비추는 HUD 사례를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을 본다고 고개를 숙이는 대신 HUD 기술을 통해 앞을 보고 다니면서 게임을 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물론 적용을 고민 중인 기술이다. 진동의 정도를 달리해 게임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황 이사는 “예를 들어 포켓몬을 찾으러 다닐 때 화면을 까맣게 해버리고 진동과 소리만으로 의존해 찾아다니게 하면 어떨까 계속 디자인을 하고 있다. 아직 이렇다 할 답은 없다. 찾는 중”이라고 개발 현황을 전했다.

◆“AR, VR보다 성장 가능성 훨씬 커”=황 이사는 증강현실(AR)이 가상현실(VR)보다 성장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입장이다. 이는 나이언틱랩스가 AR 기술 개발에 올인 중인 이유이기도 하다.

황 이사는 “VR도 용도가 많다. 바로 우주에 갈 수 있고 VR만의 경험도 있지만 얼굴을 가리고 화면을 통해 사람과 대화하는 게 너무도 부자연스러울 것 같다”면서 “직접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일상생활을 즐겁게 만든다든지 현실을 증강시키는 게 AR이다. 인간적인 면에서 자연스러운 것에 베팅하는 회사가 나이언틱이라고 할 수 있다”고 기술 개발 취지를 설명했다.

◆“나이언틱은 위치기반 플랫폼 회사”=황 이사는 인터뷰 중에 나이언틱랩스를 “위치기반 플랫폼 회사”로 규정했다. 내부에선 게임회사로 생각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위치기반 기술을 다른 회사와 함께 신기한 경험들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의 (사업)비중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위치기반 사업 구상에 대해 “아직 발표가 준비된 사항은 없다”며 “전 세계적으로 제안들이 많이 들어온다. 아이디어를 플랫폼으로 만들면 대단한 게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한다”고 현황을 전했다.

플랫폼 구상과 관련해선 ‘제3의 회사가 플랫폼 내에서 위치기반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냐’는 질문에 황 이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게이머들의 요구 수준이 높고 다양하기 때문에 나이언틱랩스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플랫폼의 시범제작(프로토타입) 결과물이나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을 내놓을 것인지 대해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언제 가능할지 말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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