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미국 제조업의 부활은 셰일가스를 통한 밑거름과 ‘리쇼어링(제조업 본국 회기)’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분이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꾸준하게 추진해왔으며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라도 이런 근본적인 기조는 바뀌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말하는 정도에만 차이가 있지 제조업 부활로 경제위기 극복의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목표는 동일하다.
직전 오바마 행정부가 자신 있게 이야기한 것처럼 미국은 자체적으로 셰일가스를 100년 이상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제조업은 원가경쟁이다. 원료를 적절하게 가공, 부가가치를 붙여 판매한다. 결국 소비자가 얼마나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셰일가스 덕분에 연료비 가격은 더욱 내려갔고 이는 생산비와 운송비를 줄일 수 있도록 도와줬다. 연료비 지출이 높은 대형차 판매가 늘어난 것은 덤이다.
물론 리쇼어링이 성공하려면 내수시장 규모, 사업구조, 환율, 공급망관리(SCM) 측면에서 충분한 준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미국이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최소한 제조업의 가장 큰 축인 에너지에서 상당한 이득을 본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흥미롭게도 미국 제조업의 부활은 IT 산업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동차만 하더라도 전통적인 내연기관에서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순수전기차(EV)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연료비가 워낙 저렴해서 미국 주요 지점에 전기차 충전소 확보와 함께 정부 예산이 상당히 많이 투입됐다. 친환경차는 그 자체로 자율주행차와 같은 첨단 IT 기술이 필수적으로 접목될 수밖에 없다. 양적인 면에서 중국이 미국 전기차 시장을 앞설 수 있으나 질적인 면, 특히 자율주행차는 초기에 프리미엄 시장을 목표여서 미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전기차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에 기반을 두고 있는 스마트팩토리도 막대란 기반 투자가 필요하고 미국 제조업이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IT 산업은 제조업 못지않게 상당한 고용이 발생한다. 단기간 내의 고용창출을 가능케 한다. 제품 자체로는 실패한 구글의 구글글래스가 미국에서 생산될 예정이었다는 점만 고려해도 그렇다. 애플은 고성능 PC를 자국 내에서 만들고 있다. 제품의 부품과 소재를 해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형태가 아니라면 일정 수준까지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불필요한 통상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어깨를 가볍게 한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으름장을 놓은 상대국 제품에 대해 무자비한 반덤핑 관세(슈퍼301조)와 같은 보호무역만 하더라도 종합무역법에 따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으나 언제든지 부활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 자체로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오히려 무역적자를 가중시킬 수 있어서 쉽게 꺼내기 힘든 카드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고용률 개선, 셰일가스를 통한 제조업 경쟁력 강화, 리쇼어링 정책으로 경제발전을 꾀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한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지난 2004년~2014년 제조업 수출 상위 25개국의 ‘제조업 비용지수’에서 미국은 노동시장이 매우 유연하고 생산성 대비 임금이 서유럽·일본에 비해 20~54%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BCG는 2014년 조사에서 미국의 생산비용이 중국과 큰 차이가 없다고 조사한 바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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