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NCC공장 에틸렌 23만톤을 증설함과 동시에 ABS 생산량을 확대한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공급 과잉 우려와 구조조정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지난 7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 엘라스토머 공장 증설을 결정한 바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석유화학 사업을 고부가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6일 LG화학은 2019년까지 충남에 위치한 대산공장에 2870억원을 투자해 NCC(Naphtha Cracking Center, 나프타분해설비) 증설 및 폴리스티렌(Polystyrene, PS) 제품라인을 고부가 ABS 생산설비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CC는 원유를 분별 증류해 나온 납사(Naphtha)를 들여와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말한다.
ABS는 활용 범위가 넓은 대표적인 플라스틱 수지다. 내열성과 내충격성, 가공성이 뛰어나 자동차 및 가전, IT소재에 주로 적용된다. 생산량이 늘리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여수공장 내 PS 생산라인 2개 중 1개 라인을 고부가 제품인 ABS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LG화학이 기초소재에 집중하는 이유는 저유가 기조 지속, 중국 자급률 상승, 전 세계 경기 회복 지연으로 석유화학 산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메탈로센계 폴리올레핀(PO), ABS 및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차세대 고흡수성 수지(SAP), 친환경 합성고무 등 고부가 제품 매출을 현재 3조원 규모에서 2020년까지 7조원으로 늘리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작년만 하더라도 여수공장에서 생산하는 폴리에틸렌(PE) 제품의 90% 이상, ABS 제품의 80% 이상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 완료했으며 지속적으로 비중을 높여왔다. 당시 여수공장 주재임원 유재준 상무는 “LG화학 여수공장은 한발 앞선 준비와 선제적 대응으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춰 왔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는 대산공장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해 총 20만톤 규모 엘라스토머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엘라스토머는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로 자동차용 범퍼 소재, 신발의 충격 흡수층, 기능성 필름, 전선케이블 피복재 등에 쓰인다. 이번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의 엘라스토머 생산량은 현재 약 9만톤에서 2018년 29만톤으로 3배 이상 증가하게 되며 글로벌 톱3 자리에 오르게 된다.
엘라스토머 핵심기술인 ‘메탈로센계 촉매 및 공정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는 점, 기초 재료부터 촉매 및 최종 제품까지 수직계열화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점, 이번 NCC 증설과 함께 ABS 생산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을 두루 고려했을 때 중국 기업과의 격차를 상당히 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기초소재 생산량에 있어서는 중국이 앞설 수 있으나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우에는 확실한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LG화학은 중국 등 후발 업체와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기존 사업의 공정 혁신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친환경 가소제, 고기능 합성고무인 NBL(Acrylonitrile Butadiene Latex, 니트릴 라텍스) 등 고수익 제품 위주로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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