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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공정위, “SKT-CJHV M&A 금지, 경쟁제한 우려 근원적 해소 위해서”

- 공정위, “시장 제한 조치 실효성 없어…유료방송 요금인상·이동통신 경쟁 약화 막기 위한 조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및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 건을 최종 금지했다. 공정위는 금지 이유로 방송 및 통신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18일 공정위는 ‘3개 방송 통신·방송사업자의 기업결합제한규정 위반행위에 대한 건’에 대한 전원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건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건이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작년 11월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위 심사는 작년 12월1일부터 약 8개월 동안 이뤄졌다. 전원회의는 지난 15일 열렸다. 공정위는 이 건에 대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취득 금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간 합병 금지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 세종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열고 “경쟁제한적 우려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기업결합 자체를 금지키로 결정했다”며 “이번 기업결합은 기존 방송·통신분야 사례와 달리 수평형·수직적 기업결합으로 인한 경쟁제한성이 혼재돼 있으므로 행태적 조치나 일부 자산 매각만으로 모두 치유하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M&A 쟁점에 대해 공정위는 M&A 반대 진영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유료방송시장에 대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전국’을 봐야한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공정위는 CJ헬로비전 23개 방송구역 중 21개 구역서 경쟁제한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SK텔레콤이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1위 CJ헬로비전을 M&A할 경우 이동통신 소배시장의 경쟁압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은 공정위 신영선 사무처장과 일문일답.

▲해외 사례를 많이 검토했다는데 해외에서도 권역별로 시장획정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국내사례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획정한 것과 동일하다. 실제 경쟁이 지역, 구역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사례는 미국의 경우 위성방송사업자 간의 기업결합에 있어서 위성방송사업자 사업범위가 전국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시장으로 획정을 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도 많은 경우 지역시장으로 획정한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다.

▲알뜰폰 시장이 정체인데 CJ헬로비전을 독행기업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옳은가.

2010년 알뜰폰 도입 후 기존 이동통신사업자 견제 효과 컸다. 3사 5대 3대 2 점유율 고착화 됐다. 하지만 알뜰폰 도입 후 5~6년 만에 10% 이상 성장했다. 독행기업 이론 핵심은 요금인하나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을 시장에서 제거하면 경쟁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CJ헬로비전이 사라지게 되면 이동통신 소매시장에서 경쟁이 줄어든다.

▲합병한 후 CJ헬로비전 유료방송 요금인상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최근 유료방송사 매출은 홈쇼핑과 광고 비중이 높다. 요금인상을 하면 가입자 이탈 우려도 있다.

여전히 유료방송사 수입은 수신료가 제일 크다. 단순히 시장 점유율을 두고 경쟁제한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매전환율 분석이다. 최근에 선진경쟁당국에서 많이 쓰고 있는 가격인상압력 (UPP: Upward Pricing Pressure) 분석을 이용해 객관적으로 볼 때 데이터에 의해 결합 후 가격인상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 점유율 50% 제한 등 독과점을 막을 수 있는 조치가 있음에도 불구 금지한 이유는.

시장제한을 임의적으로 하는 것은 경쟁법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조치다. 행태조치가 가능한지 따져봤고 실효성 있는 시정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심사에 8개월이 걸렸다. 제도개선 계획 갖고 있나.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고 해외사례까지 살펴봤다. 미국 같은 경우 2단계로 심사한다. 경쟁제한성 판단이 내려질 경우 다음 조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무기한이다. 우리도 여기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이 건 결과는 이해관계가 다른 집단이 있어 짧게 했으면 졸속이라고 비판했을 것이다.

▲CJ헬로비전이 요금인상을 10% 할 경우 SK브로드밴드로 넘어갈 것이라고 본 가입자 수준은 얼마인가.

전환율은 결합당사자는 30~32% 경쟁사업자는 39% 정도로 봤다.

▲합병이 이뤄질 경우 이동통신 도매시장에서 경쟁을 봉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뜻은 무엇인가.

알뜰폰은 망을 빌려 사업을 한다. CJ헬로비전은 알뜰폰 1위다. KT망을 많이 빌렸는데 SK텔레콤에 붙게 된다.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를 합치면 55%다. 50%가 넘으면 봉쇄 효과가 있다. 수직결합에서 이렇게 많이 본다.

▲권역별 규제가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의 규제 추세와 맞지 않아 이중규제라는 지적이 있다.

이중규제가 아니다. 방통위 미래부는 전기통신사업법의 목적에 따라 보는 것이고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다. 합산규제의 경우도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도입한 것이다.

공정위가 권역별 규제를 폐지하자고 했음에도 불구 권역별로 시장을 확정한 것이 잘못됬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 역시 오해다. 권역별 규제를 폐지하자고 했지만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현행 방송법상에는 78개 권역으로 쪼개져 있다.

▲양사 합병이 일어나도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1위는 KT다.

오해다. KT가 왜 1위 사업자인가. 점유율은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유료방송은 권역별로 경쟁이 일어난다. KT가 전국으로 볼 때 1위라는 것은 편의적으로 보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기업결합에 경쟁제한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것과 엄연히 다르다.

▲방송통신시장 구조조정을 저해한다는 우려가 크다.

케이블 업계에서 주장한 견해다. 우리가 금지한 것은 이동통신 1위 사업자가 케이블 1위 알뜰폰 1위 업체와 기업결합을 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조합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개별건은 심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경쟁제한성 정도는 조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998년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M&A 2002년 현대차의 기아자 M&A 때는 허용을 하고 이번엔 하지 않았다. 공정위 입장표명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과거 건에 대해서는 시각에 따라 비판적인 것도 있고 학계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 판단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앞으로 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오전에 미래부에 심사결과를 통보할 것이다. 미래부가 절차에 따라 조치할 것이다.

▲행정소송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행정처분이기 때문에 다른 사건과 다를 것 없다. 다만 기업결합은 행정소송까지 가는 것은 많지 않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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