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중호 라인 최고글로벌책임자, 문화현지화 개념 꺼내
- “그 나라 분들이 중심돼야, 태국에서 만든 게 글로벌로 가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로컬라이제이션(지역현지화)도 어떻게 보면 건방진 말이다. 로컬은 우리를 중심으로 보고 로컬(지역)에 맞춘다는 뉘앙스가 있다. 그래서 내부에서 쓰고 있는 말이 ‘컬처라이제이션’이다. 그 나라의 문화에 맞춘다는 말이다. 모든 문화는 평등하기 때문이다.”
신중호 라인주식회사 최고글로벌책임자(CGO)<사진>가 3일(현지시각) 방콕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라인의 글로벌 전략과 관련해 속 깊은 얘기를 꺼내 놨다.
이날 신 CGO는 “서비스는 그 나라 문화에 맞춰야 한다. 모든 문화는 평등하다”면서 “라인 태국법인은 태국문화에 최적화돼 있다”고 힘줘 말했다.
라인이 태국 문화에 최적화해 성공한 사례로는 ‘라인 게임’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현지 의견을 최대한 듣고 콘텐츠에 반영했다.
신 CGO는 “쿠키런의 경우 한국에서 (유행이) 한 사이클이 자니고 잘 안될 것 같다고 했는데 태국 직원분들은 무조건 잘된다고 했다“며 ”그래서 개발사와 논의해 태국버전을 따로 만들어 현지화했다. 쿠키런은 국내 애니팡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의 매출 자체가 현지 시장을 키웠다.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라인 태국법인이 최근 출시한 택배나 음식배달을 대신 해주는 ‘라인맨’ 서비스도 문화현지화의 대표적 사례다. 라인맨은 라인 법인 중에서 태국이 처음 시작한 서비스다. 반응이 좋을 경우 역수출도 진행한다.
신 CGO는 “태국법인 직원들이 스마트하고 탤런트(재능)가 많으니 다 밀어줄 테니까 잘될 것 같은 것을 생각해보라고 했더니 일주일 고민 후에 제안했던 것이 라인맨이었다”면서 “심부름센터 같은 건데 제 관점에선 누가 하겠냐 했지만 태국 현지직원들이 한달에 한번 이상 쓰는 패턴이 있었다”고 소회를 풀었다.
그는 라인이 일본 진출 당시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부탁했던 말도 곱씹었다. 신 CGO는 “이해진 의장이 딱 하나 부탁한 게 있다”며 “니가 알고 있는 것을 다 잊고 가라, 백지에서 시작하라, 괜히 선입견을 가지고 일한다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그 나라 가서는 그 나라 분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CGO는 구글 태국지사장을 지낸 현 아리야 바노미옹 라인 태국법인장을 영입할 당시도 떠올렸다.
그는 “처음에 그런 (대단한) 분이 오겠나 했는데 얘기가 통했던 것이 스탠다드를 만들테니 각 로컬에서 따라주세요가 아닌 로컬이 리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태국에서 만든 게 글로벌로 가야한다는 그런 관점에서 통했고 아라야 대표가 연봉이 깎여도 자기사업해보고 싶다면서 라인에 오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방콕(태국)=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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