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LG유플러스가 3회 연속 최저경쟁가격에 주파수를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번은 정책적 배려에 힘입어 한번은 경쟁에 밀려, 이번에는 사실상 정책적 배려로 추가 지출 없이 가장 낮은 가격에 원하는 주파수를 확보했다. 원인이야 제각각이지만 결과는 최상이다.
주파수 경매가 2일 8라운드를 끝으로 종료됐다.
이번 주파수 경매에 나온 주파수는 ▲700MHz 40MHz폭(A블록) ▲1.8GHz 20MHz폭(B블록) ▲2.1GHz 20MHz폭(C블록) ▲2.6GHz 40MHz폭(D블록) ▲2.6GHz 20MHz폭(E블록)다.
D, E 블록은 SK텔레콤이, C블록은 LG유플러스, B블록은 KT가 차지했다. A블록은 유찰됐다.
가격이 오른 대역은 D블록이 유일하다. 최저경쟁가격 6553억원에서 9500억원으로 상승했다. 나머지는 모두 최저경쟁가격에 주파수를 낙찰 받았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이번 경매에서 최대어로 꼽힌 2.1GHz 대역을 최저경쟁가격에 확보했다. 2.1GHz는 20MHz폭에 불과하지만 이통3사가 이미 확보한 대역과 합칠 경우 곧바로 광대역화를 할 수 있는데다 전세계적으로도 LTE 생태계가 잘 구현된 대역이어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2.1GHz 대역에서 경쟁은 벌어지지 않았다. SK텔레콤 KT도 탐은 났지만 경매가격과 연말 재할당받는 대가를 연동시켜놔 가격이 올라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식으로 설계가 됐기 때문이다. 즉, 정부가 LG유플러스를 배려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KT는 해당 대역에서 40MHz폭을 확보하고 있다. LG유플러스만 20MHz폭을 갖고 있다. 물론, 최저경쟁가격이 5년 이용에 3816억원으로 만만치 않았지만 충분히 감내할만한 수준이다.
LG유플러스의 최저경쟁가격 낙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2013년 경매에서도 최저가격으로 낙찰을 받았다.
처음 경매가 도입됐던 2011년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장 인기가 높았던 2.1GHz 경매에 SK텔레콤과 KT 입찰을 원천적으로 배제시켰다. LG유플러스는 최저경쟁가격인 4455억원에 2.1GHz 주파수를 확보했다. 2011년 경매의 최종 승자는 단연 LG유플러스였다.
하나의 선택지가 사라진 SK텔레콤과 KT는 1.8GHz에서 83라운드나 겨루며 '승자의 저주' 논란을 야기시켰다.
2013년에도 LG유플러스는 2.6GHz(40MHz폭)를 4788억원에 확보했다. 이 역시 최저경쟁가격이었다. 다만 2011년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SK텔레콤과 KT가 1.8GHz 대역에서 치열하게 경쟁 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LG유플러스는 울며겨자먹기로 2.6GHz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SK텔레콤은 최저경쟁가격 6738억원인 1.8GHz를 1조500억원에, KT는 최저경쟁가 2888억원인 1.8GHz를 9001억원에 가져갔다.
하지만 2년 6개월이 흐른 지금, 결과론적으로만 보면 당시 LG유플러스는 나름 최상의 선택을 한 셈이 됐다.
2013년 경매에 나온 2.6GHz는 총 80MHz폭이었다. 그 중 40MHz를 LG유플러스가 차지했고 이번 경매에서 SK텔레콤이 남은 광대역 2.6GHz를 확보한 것이다. 같은 주파수지만 LG유플러스는는 4788억원에, SK텔레콤은 9500억에 구매한 셈이 됐다. 이용기간은 LG유플러스가 8년이지만 1년 단위로 이용대가로 계산해도 598억원대 950억원으로 차이가 크다.
한 번은 완벽한 정부의 배려, 그 다음은 경쟁에 밀려서 내린 선택, 이번에는 상당부분의 정책적 배려가 LG유플러스의 주파수 전략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소위 ‘운칠기삼’이라고 하지만 어찌됐든 LG유플러스의 주파수 경매 성적표는 아직까지는 A+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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