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우리 정부는 소프트웨어(SW) 중심 사회를 외치며 SW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오는 2018년부터 SW교육을 의무화하고 올해 전국 초중고 총 900여개교에서 SW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SW중심대학을 선정해 최장 6년간 연평균 2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SW를 고등학교 때부터 주도적으로 배울 수 있는 SW마이스터고가 주목을 받고 있다. 마이스터고는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 유망분야의 특화된 산업수요와 연계해 최고의 기술인력 육성을 목표로 운영되는 곳이다. 이에 대부분의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졸업 이후 바로 취업 기회를 갖게 된다. SW마이스터고는 SW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고등학교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첫 SW마이스터고인 대덕SW마이스터고의 경우 SW개발과, 임베디드SW과, 정보보안과 등 각자의 진로 분야에 맞는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특히, 전공 수업 시간에는 팀프로젝트 또는 개별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실제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한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SW교육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수준은 전문대생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대학 4년제 학생들과 동등한 SW역량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곳에 입학하기 위한 학생들의 경쟁률도 치열하다. 올해 경쟁률은 4.3대 1로 나타나 전국 1.5~2대 1 정도의 전국 마이스터고 경쟁률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특히, 입학한 학생들의 내신 성적도 5점 만점에서 4점 이상으로,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문제는 교육 이후에 존재한다. SW마이스터고 학생들은 학교 설립 취지에 따라 대부분 졸업 이후 대학 진학 대신 취업 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대학생과 견줘도 뒤지지 않은 SW역량을 가진 이들이 대학을 포기하고 바로 SW인으로 걸음을 내딛었을 때 혹여나 ‘고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까 우려스럽다. 기업에서 고졸이라는 이유로 대학을 졸업한 직원들과 연봉 및 승진에 차별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SW마이스터고 학생 및 교원들이 모두 염려하는 상황이다. 한 교사는 학생들이 SW실력을 위해 대학에 가겠다고 하면 이 곳에서도 충분하다고 설득할 수 있지만, 대학 졸업이라는 타이틀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하면 말릴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SW는 창의와 도전의 영역이다. 이에 정부도 사회 전반적으로 SW교육을 뿌리내리기 위한 각종 방안과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고, SW마이스터고도 이 중 하나의 정책이다. 이를 믿고 SW마이스터고를 선택한 이들이 실력보다 학벌을 우선하는 사회에 직면해 상처받지 않도록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학생들이 일궈낼 소프트웨어 미래를 학벌에 함몰된 시선으로 가둬서는 안 된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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