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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SK텔레콤-CJ헬로비전 M&A 심사 지연…불확실성 해소해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추진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인수합병 당사자와 반대하는 경쟁사, 관련 학계 및 단체, 그리고 뒤이어 심사를 진행해야 할 미래부, 방통위 등은 첫 번째 심사자인 공정위만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SK텔레콤이 정부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위한 인가신청서를 제출지만 아직까지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자료를 통해 “심사가 결정된 것은 없다”라거나 “심사기간이 역대 최장은 아니다” 등의 말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의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처리할 일은 아니다. 그리고 방송통신 기업간 인수합병 중 심사기간이 더 긴 사례도 있을 것이다. 방송통신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연구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충분히 더 논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심사, 평가는 끝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얼마전까지 특정일이 지목돼 해당 기업에 심사보고서가 전달될 것이라는 얘기도 돌았다. 경쟁사 중 한 곳은 추가적으로 자료를 제출하려 했지만 필요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회 개입설도 나오고, 일부 언론의 반대에 부담을 느껴서라는 얘기도 나온다. 뚜렷한 근거,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루머들이다.

문제는 인수합병 심사가 뚜렷한 이유 없이 길어질수록 해당 기업과 시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 CJ헬로비전은 반 년째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M&A 당사자 뿐만의 일은 아니다. M&A가 성사가 되든 아니든 간에 국내 방송통신 시장은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직면해 있다. 이번 M&A는 업계가 갖고 있던 잠재적 불안감, 변화해야 살 수 있다는 강박관념을 현실로 이끌어냈다. 하지만 정부의 결정이 늦어지며 M&A에 관련된 플레이들이 변화의 흐름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통신 시장에 파급력이 큰 사안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협의와 연구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 M&A를 우려했던 진영에서 주장한 것처럼 신중하고 숙고의 시간을 더 거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작업에 돌입해야 한다. 더 많은 이해관계자의 얘기를 듣고, 더 많은 사례를 조사해야 할 것이다.

결정이 어려워 시간을 끄는 것인지 숙고를 거듭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자칫 20대 국회 출범과 맞물려 심사가 무한정 늘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는 정부가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에 나서야 할 때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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