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은 필요한 것일까. 기존 이동통신망을 전용하면 안 될까. SK텔레콤의 선택은 ‘안 된다’다. 연내 ‘로라(LoRa)’라는 전용망 구축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롱텀에볼루션(LTE)을 응용한 ‘LTE-M’에 초점을 맞춘 KT LG유플러스와는 다른 행보다. 성패는 결국 누가 먼저 생태계 참여자를 늘리는지에 달렸다.
22일 SK텔레콤 차인혁 IoT사업본부장 겸 플랫폼기술원장<사진>은 서울 중구 삼화빌딩에서 가진 언론포럼에서 로라 네트워크 구축 세부 계획과 생태계 육성 전략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연내 인구 대비 99% 면적 대비 90% 수준 로라 네트워크를 완성할 계획이다. 로라 기기 확산을 위해 플랫폼과 모듈 10만개를 무상 배포한다. 이를 위한 투자액은 1000억원 정도다.
로라는 유럽 통신사를 중심으로 한 로라얼라이언스에서 밀고 있는 IoT전용 생태계다. IoT에서도 소물인터넷(Internet of Small Things)이라고 불리는 분야다.
차 본부장은 “로라는 주기적으로 소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서비스에 LTE-M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이동성을 확보해야하는 서비스에 적절하다”라며 “SK텔레콤은 로라뿐 아니라 LTE-M도 구축했으며 이동통신망까지 활용하는 하이드리드 네트워크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의 설명은 어떤 네트워크를 선택할지는 비용과 효율에 달렸다는 것. 로라→LTE-M→이통망 순으로 비용과 데이터 전송량이 증가하고 대신 배터리 사용량이 많아진다. 바꿔 말하면 이통망→LTE-M→로라 순으로 저비용 저전력 저속이다.
차 본부장은 “무인주행차는 이통망이 이동이 잦은 모니터링 서비스는 LTE-M이 가로등 통제나 기상 모니터링 같은 서비스는 로라가 효율적”이라며 “각종 IoT 서비스에 따라 최적의 네트워크를 제공한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SK텔레콤의 로라 생태계 1차 타깃은 ‘검침’이다. 전기 수도 가스 등을 로라 모듈을 장착한 기기로 대체하겠다는 전략이다. 물과 공기 등 환경 모니터링 분야도 로라로 수용하겠다는 생각이다.
한편 SK텔레콤의 방향이 성과를 내려면 각 분야 서비스 업체가 SK텔레콤의 손을 잡아야한다. 그쪽에선 네트워크 종류는 중요치 않다. 안정적 서비스를 보다 편하게 싼 값에 제공할 수 있으면 끝이다.
차 본부장은 “로라 모듈이 LTE-M 모듈에 비해 작고 저렴하며 배터리 수명은 4배 이상 길다”라며 “모듈만 내장하면 IoT 응용은 바로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무료로 지원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데이터 전달자 역할이고 요금 부분도 회선 기준이 아니라 플랫폼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관련 업계를 향한 당근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