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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VR 생태계 이끌 ‘허브’ 만든다…업계 숨통 틔워줄까?

-한국VR산업협회, 가상현실 민관 협력전략 토론회 개최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정부가 가상현실(VR)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민관 협력을 통한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VR산업을 육성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돕겠다는 것이다.

지난 2일 한국VR산업협회는 서울 상암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타워에서 ‘가상현실 민관 협력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삼성전자 ▲LG전자 ▲KT ▲VR 관련 중소기업 및 다양한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미래부는 대중소기업을 비롯해 개발자와 유통업자들이 함께 만드는 VR 소프트웨어 콘텐츠 개발·유통 포털 서비스를 소개하고 VR콘텐츠 스토어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VR업계에서는 이에 공감하면서도 정부와 대기업을 향해 좀 더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움직임을 촉구했다.

◆“뭉쳐야 산다” C-P-N-D 연결한 VR 통합 플랫폼 전략은?=VR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6’의 키워드로 꼽힐 만큼 전세계가 주목하는 산업이다. 이번 MWC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VR기기를 전면에 내세웠고, HTC는 VR 체험공간을 통해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VR이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글로벌 VR 생태계 선점을 위해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날 정부는 한 사업자의 성공만으로 VR시장을 선도할 수 없으며, 대중소기업 및 개발·창작자 등 민관이 함께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콘텐츠(C) ▲플랫폼(P) ▲네트워크(N) ▲단말기(D)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허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래부는 VR 콘텐츠 개발자 및 창작자와 유통업자 및 제조사 등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VR 소프트웨어 콘텐츠 개발·유통 포털을 연내 마련키로 했다.

이를 통해 VR 기술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또 콘텐츠 스토어를 통해 VR 콘텐츠를 한 플랫폼에 모으고, 각각의 스토어에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앨 예정이다.

김정삼 미래부 디지털콘텐츠과장은 “다양한 원천 기술과 콘텐츠 및 결과들을 모으고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과 연계할 수 있는 장이 없어 개별 기술들은 결국 흩어져 사라져 버렸다”며 “이에 플레이어들이 개발된 기술을 공유해 비즈니스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디지털콘텐츠CP는 “이 포털은 VR산업의 허브역할을 하며, 각자가 갖고 있는 기술들을 공유하고 필요 때 서로 나눠 사용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며 “모듈이나 표준을 하나로 만들거나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통합하자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늘리고 대기업 노력 선행돼야”=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VR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VR 산업 육성안과 더불어 콘텐츠를 확대하는 한편,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용훈 옴니C&S 대표는 “우리 같은 신생업체들도 기술 등의 정보를 포털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되고 집합체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VR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인데, 1000여개의 양질의 콘텐츠만 확보해도 해외시장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서동일 볼레크리에이티브 대표는 “보통, 콘텐츠 없는 하드웨어 기기는 구입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VR기기의 하드웨어가 아무리 좋아도 그에 맞는 콘텐츠가 없다면 살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국내 대기업들이 국내 VR 중소기업들과 기술의 국산화에 앞장서고, 상생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이는 해외 기업들이 갖고 있는 VR 기술에 국내기업들이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다. 해외 원천기술에 의존하게 되면,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국산화 및 개량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삼성전자는 국내기업 대신 오큘러스와 협력한 상황이며, LG전자도 국내기업과 적극 협업하지는 않는다”며 “해외기업 대신 국내기업과 함께 국산화하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용석 서경대학교 교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소 개발사에게 VR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지원해야한다”며 “이는 정부의 투자보다 훨씬 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협력업체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이를 글로벌 진출로 이어지도록 돕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는 17일 LG전자가 개최하는 행사에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날 김현철 삼성전자 수석은 “콘텐츠 제작 업체와 협업하고 있고, VR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향 KT 상무는 “콘텐츠가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협업해야 한다”며 “3D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한 회사가 드라이브하면 안 되며, 공간의 제약을 넘어 협업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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