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 소니 HTC가 스마트폰 반등 해법을 ‘액세서리’에서 찾았다.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이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를 전달해 잠금(lock-in, 로크인)효과를 기대하는 전법이다. 브랜드도 재정비했다. 중국업체와 차별화하고 삼성전자 애플을 추격하기 위해 새 얼굴을 내세웠다. 이들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2일(현지시각) LG전자 소니 HTC 등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6’에서 스마트폰 액세서리로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LG전자와 소니는 이곳에서 중저가와 고가 스마트폰 신제품도 선보였다.
LG전자 소니 HTC는 모두 업계에서 과거 영광을 누렸지만 현재 위기를 맞고 있는 업체다. 고가폰은 삼성전자 애플에, 중저가폰은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에 치이고 있다. LG전자와 소니는 일반폰 때 세계 2위를 노리는 위치까지 올랐지만 스마트폰 들어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HTC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원조로 스마트폰 시대 주목을 받았지만 시장이 커지며 입지가 축소됐다.
3사가 내놓은 카드는 방법은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다. 생태계를 만들어 스마트폰 구매를 늘리는 것. 매개체는 액세서리다. LG전자는 ‘재미’, 소니는 ‘소통’, HTC는 ‘건강’에 초점을 맞췄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 ‘G5’를 모듈형으로 설계했다. 하단부를 분리해 전문성을 더한 액세서리를 결합할 수 있다. ▲카메라를 강화한 ‘캠플러스’ ▲전문가급 음향기기로 쓸 수 있는 ‘하이파이플러스’를 내놨다. 가상현실(VR) 콘텐츠를 만들고 볼 수 있는 기기 등 유무선으로 연결하는 액세서리도 공개했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장 조준호 사장은 “LG전자는 스마트폰 스크린 속에 갇힌 본질적인 즐거움을 소비자에게 돌려줌으로써 LG 모바일만의 팬덤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소니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이고 주변과 소통할 수 있는 액세서리를 소개했다. ▲블루투스 헤드셋 ‘엑스페리아 이어’ ▲목걸이 카메라 ‘엑스페리아 아이’ ▲콘텐츠 공유 기기 ‘엑스페리아 프로젝터’ ▲폐쇄회로TV(CCTV) ‘엑스페리아 에이전트’ 등을 발표했다. 엑스페리아 이어는 통화와 음악을 듣는 것뿐 아니라 휴대폰 주요 정보를 음성으로 전달해준다.
소니모바일 히로키 토토키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폰만 쳐다보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소니의 새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잊고 지냈던 우리라는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HTC는 ▲스마트밴드 ▲심전도 체크 ▲체중계를 묶은 ‘헬스박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미국서 지난 1월 출시했다.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와 협업했다. HTC 스마트폰은 각종 정보를 취합해 관리해주는 매니저다.
또 LG전자와 소니는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았다. LG전자는 보급형 제품군을 L시리즈와 F시리즈를 버리고 K시리즈와 X시리즈로 명칭을 바꿨다. 소니는 ‘엑스페리아Z’에서 ‘엑스페리아X’를 대표 브랜드로 바꿨다. 부진 탓에 떨어진 브랜드 가치 회복을 위해서다.
한편 이들의 전략은 애플을 추월할 때 삼성전자가 썼던 것과 유사하다. 결과가 좋으면 액세서리를 통한 추가 매출 확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기술 평준화는 이쪽도 마찬가지다. 즉 1~2년 안에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의 대응이 예상된다. 그 안에 소비자 인식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번에도 성공하지 못할 경우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