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부, 3일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 개최…2부 통신 요금 영향, 이견 ‘팽팽’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추진에 대해 정부가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경쟁사가 반대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기 때문에 각계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토론자로 나온 교수들은 찬반으로 나뉘어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3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찬성과 반대에서 추천한 교수 각각 4명씩이 나와 오전에는 통신 오후에는 방송으로 구분해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찬반 교수 각각 4명씩 토론자로 나서=오전에 진행한 토론회 참석자는 반대 측 ▲한양대 이호영 교수 ▲인하대 신일순 교수 ▲경희대 강병민 교수 ▲국민대 김종민 교수 등 4명 찬성 측 ▲건국대 권남훈 교수 ▲아주대 김성환 교수 ▲동국대 이경원 교수 ▲부산대 주진열 교수 등 4명이다. 좌장은 충남대 염명배 교수가 맡았다.
오전 세션은 1부 ‘기간통신사업 경쟁에 미치는 영향’과 2부 ‘요금, 이용자 보호 및 공익 등에 미치는 영향’으로 진행됐다.
2부 발제자로 나선 이호영 한양대 교수는 “합병 심사는 시장 구조 악화를 막는 구조 규제다. 사후규제로 안 되는 것만 사전규제 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이다”라며 “우리나라가 사후규제할 수 있는 법이 있기는 하지만 유명무실하다. 문제는 이동통신”이라고 요금인상 가능성을 내비췄다. ◆반대, “락인 효과 강화돼 소비자 선택권 저해”=신일순 인하대 교수는 “‘잠금(lock-in, 락인)효과’가 강화돼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도록 할 수 있다”라며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경쟁제한성을 알뜰폰의 경우 점유율만으로 볼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합병의 가장 큰 의미는 유료방송 시장에 강력한 2위 사업자가 등장한다는 것”이라며 “기존에는 1위 KT의 독주에 따라가기 급급했지만 강력한 2위의 등장은 사업자 사이 경쟁에 불이 붙는다는 것”이라고 오히려 요금인하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요금이 내려갈지 올라갈지는 경쟁사 반응을 보면 안다. 유래없이 강한 반대를 한다는 것은 요금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요금인상 가능성이 높다면 경쟁이 편해지니 경쟁사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 진검승부에서는 요금경쟁과 마케팅경쟁 불가피하다. 투자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따라올 수밖에 없다”라고 평가했다.
◆찬성, “요금인하 가능성 커…요금규제 사후규제로 충분”=2부 토론은 반대 측의 요금인상 주장에 찬성 측의 반박으로 이어졌다.
강병민 경희대 교수는 “요금인상을 자의적으로 하지 못하는 것은 맞지만 기본적으로 내릴 수 있는데 내리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해외 M&A 허가는 상호 보완적이라 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종민 국민대 교수는 “단품 가격을 올리고 결합 가격을 내리는 방식으로 지배력 전이를 할 수 있다”라며 “깎아주면 소비자는 좋아하겠지만 시장 집중도가 올라갔을 때 가격인상 위험 등 그 이후의 일이 염려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합병, 경쟁 활성화 촉발 투자 촉진=주진열 부산대 교수는 “사후규제로 할 수 있는 부분을 가격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사전규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경쟁제한성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돼야하는데 막연한 우려 등으로 규제를 하면 잘못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일지 미래규제과학부가 될지 궁금하다”라고 설명했다.
이경원 동국대 교수는 “LG유플러스가 롱텀에볼루션(LTE) 투자를 통해 성장한 것과 KT가 기가인터넷 투자를 통해 유선을 지키고 있는 것 등 시장은 뺏고 뺏기는 경쟁이기 때문에 투자는 활성화 되는 것이 당연하다”라며 “결합상품에 대한 우려도 정부가 작년 제도개선 등 추후 지켜볼 수 있는 내용”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작년 11월 CJ오쇼핑으로부터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CJ헬로비전은 종합유선방송(SO)과 알뜰폰 점유율 1위다. 합병 법인은 알뜰폰 1위, 유료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점유율 2위가 된다. 정부는 작년 12월부터 이 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미래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성사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