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카카오(대표 임지훈)가 연초부터 화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음원 사이트 ‘멜론’과 연예 기획사 3곳을 운영 중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한 달여 전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인수 논의가 시작됐고 속전속결로 계약까지 진행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인수설도 전혀 나돌지 않았고 연초부터 예상치 못한 빅딜 소식에 시장이 요동쳤다. 회사 측은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사업 강화와 글로벌 진출 등을 인수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카카오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게임 플랫폼에서도 큰 보폭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한솥밥을 먹은 한게임 창업멤버이자 게임업계 1세대 인사인 남궁훈 엔진 대표가 카카오 최고게임책임자(CGO)로 합류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형성된 상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마지막 주에 게임사업 기자간담회를 준비 중이다. 조만간 일정과 장소 확정을 앞두고 있다.
이날 남궁 CGO가 카카오 게임사업 청사진에 대해 입을 연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에 간략한 사업 방향 등을 묻자 “남궁 CGO만이 아는 사안”이라며 “공유 받은 게 없다”고 답했다.
카카오 게임 간담회에선 기업 인수 등의 깜짝 발표는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우수 게임 라인업 등을 확보하는 방안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남궁 CGO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엔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카카오 게임 사업에 대해 간단히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남궁 CGO는 “모바일과 PC를 잇는 연결구도에 카카오톡 PC버전을 이용한다”며 “PC버전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구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하자 “카카오 게임 간담회 때 공개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엔진은 모회사 카카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남궁 카카오 CGO가 엔진 대표이기도 하고 카카오가 새로운 전략을 구체화하기에 앞서 엔진이 확보한 라인업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카카오의 사업적 변화가 엔진을 통해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카카오와 함께 엔진의 행보에도 업계 시선이 쏠려 있기도 하다.
게임업계는 남궁 대표가 카카오 입점 게임 확보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카카오 게임 매출이 바로 플랫폼 수수료인데, 입점 게임을 늘리고 흥행작을 배출해야 성장이 가능한 구조다.
이 때문에 카카오가 지금까지는 수동적인 입점 정책을 유지해왔으나 앞으로 적극적으로 게임사의 입점을 유도하는 구조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 와중에 업계 마당발로 통하는 남궁 CGO의 인맥 네트워크가 활용될 수 있다.
작년 2분기와 3분기, 카카오 모바일게임 분기 매출은 430억원 안팎이다. 지난 2014년 4분기 605억원까지 정점을 찍은 뒤 분기 150억원 이상의 매출이 빠진 상태다. 남궁 CGO가 카카오 게임사업을 되살릴 구원투수로 활약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