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카카오(옛 다음카카오)가 지난 2014년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통합 출범한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
11일 카카오(대표 임지훈)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국내 1위 음원 사이트 멜론을 운영 중인 로엔엔터테인먼트(대표 신원수, 로엔)의 지분 76.4%(스타인베스트 61.4%, SK플래닛 15%)를 1조87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1주당 인수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9만7000원으로 결정됐다.
카카오 입장에서도 이번 인수는 빅딜이다.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로엔의 기존 대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어피너티)등을 상대로 7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향후 카카오도 이처럼 매머드급 투자를 쉽게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로엔이 가진 멜론의 활용 방안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인수가격만 놓고 봤을때는 멜론 서비스의 적정시장 가치에 대한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 음원 시장은 멜론, 지니, 엠넷, 벅스 등 주요 사업자 위주의 과점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멜론이 시장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벅스와 엠넷 등이 2위 그룹을 형성 중이다. 시장의 구도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각 서비스 간 이렇다 할 점유율 변화도 급격하게 이뤄지지도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음원시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카카오측은 멜론의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카카오 서비스와 연계를 통한 신사업 창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도 카카오측은 이날 로엔 인수와 관련한 공식입장 발표를 통해 ▲카카오의 강점인 소셜 네트워크와 접목한 음악 서비스 ▲사용자 이용 패턴에 기반한 큐레이션 서비스 ▲아티스트 중심의 모바일 창작 커뮤니티 제공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 ▲카카오가 보유한 기존 콘텐츠와 결합한 서비스 확대 등을 인수의 배경으로 꼽았다. 이를 통해 음악 전문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한류를 앞세운 글로벌 진출도 로엔을 확보한 카카오가 추진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현재 카카오는 패스 모바일, 카카오 재팬, 베이징 카카오 등 해외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나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을 허물기 위해 멜론이 확보 중인 한류 콘텐츠를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카카오측은 글로벌 진출 등 멜론과 카카오 서비스 간 구체적인 연계·활용 방안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로엔 경영권은 유지된다. 독립경영이 이뤄질 것”이라며 “서비스 연계는 양사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벅스와 협력 중인 카카오뮤직은 로엔 인수와 상관없이 서비스가 계속된다. 회사 측은 “카카오뮤직은 (메신저와 연계한) 소셜 서비스로 계속 운영될 것”이라며 “로엔 인수는 카카오가 계속해서 투자해온 모바일 콘텐츠 사업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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