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지난 14일 농협금융지주회사는 2016년 농협금융지주 상무와 농협은행 부행장 인사를 발표했다.
당시 농협은행 부행장으로 지역본부 및 영업본부의 박규희(경북) ·김형열(경남)·오경석(경기)·박태석(전북)본부장과 중앙본부의 서기봉 공공금융부장이 발탁됐다.
그런데 이날 예상됐던 1명의 부행장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름아닌 내년 1월부터 농협은행의 IT본부를 이끌어갈 CIO(최고정보화담당임원) 자리다. 농협은행 CIO는 부행장급의 고위 임원이다.
농협은 한 해 3000억~4000억원 수준의 IT예산을 편성하는 국내 금융권의 최대 '큰 손'이다. 당연히 관련 금융 IT업계에도 술렁이고 있다.
농협 IT본부는 지난 2년간 이 자리는 신승진 부행장이 맡아왔는데, 올해 12월31일자로 임기가 만료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농협은행이 연내에는 CIO선임을 위한 부행장 인사를 따로 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농협은행 CIO 자리는 내년 1월부터 당분간 대행체제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농협은행 CIO 인선이 늦어진 이유는 농협은행 IT본부 노조의 강한 반발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당초 농협은행은 부행장급 인사에 앞서 신 부행장 후임에 'IT 비 전문가'를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IT본부 노조가 반발했고 결국 후임 CIO로 내정된 인사가 철회됐다는 것이다.
비 IT부서 출신의 내정자가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재의 기류대로라면 농협은행의 신임 CIO는 IT본부 출신중에서 새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농협은 지난 2011년 4월, 국내 금융 역사상 최악의 전산마비 사태를 경험한 바 있고, 이후 몇차례 크고 작은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이 당시 CIO가 IT부서 출신이 아닌 비 전문가였고, 이후 농협내부에선 IT전문가 출신의 CIO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모양새로 본다면 농협은행은 'CIO 내정 인사 철회'라는 IT본부 노조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NH농협금융 그룹이 내년 1월 중순으로 예정된 농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이런 저런 잡음이 나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기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농협금융지주(회장 김용환)은 앞서 지난 6일 발표한 2016년 조직개편및 전략방향을 통해, 내년 6월 국내 금융권 최대 규모의 IT통합센터(경기 의왕)의 성공적인 가동, 비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마트금융센터를 신설 등 IT부문을 크게 강화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농협금융은 이번 농협은행 CIO 인선과정에서 소통부족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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